미국 대학미식축구 최고영예 '하이스먼 트로피',대부분 푸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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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축복인가, 저주인가?"

미국의 풋볼선수들이 가장 욕심내는 상이 하이스먼 트로피다.

하이스먼 트로피는 매년 대학풋볼 최고의 선수에게 수상되는 트로피다.

프로미식축구 (NFL) 와는 달리 대학에서는 길어야 4년동안만 활동할 수 있는 만큼 하이스먼 트로피의 수상 기회도 네차례밖에 없어 선수들 사이에는 더욱 높이 평가된다.

올해엔 미시건대의 '다목적 무기' 찰스 우드슨이 최고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트로피는 7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로저 스타박 (63년.해군사관학교) , 전처 살해혐의로 화제를 낳은 러닝백 OJ 심슨 (68년.USC) 등 유명 NFL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 35년부터 시상돼온 이 트로피의 화려한 영예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하이스먼 트로피를 수상한 선수에게 반드시 돈과 명예가 뒤따르는 화려한 NFL 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하이스먼 트로피 수상자들이 오히려 NFL에선 푸대접을 받아 '하이스먼 트로피의 저주' 란 단어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우드슨을 63번째 수상자로 배출한 가운데 포지션별로는 러닝백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쿼터백이 18명으로 그 다음이었다.

쿼터백중 오렌지보울에서 대학풋볼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한 덕 플루티 (84년.보스턴칼리지) 는 캐나디언 풋볼 (CFL) 을 전전하고 있고, 비니 테스타버디 (86년.마이애미) 는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통산 49승83패에 머무르고 있다.

93년 찰리 워드 (플로리다주립대) 는 아예 드래프트도 되지않은 채 현재 프로농구 (NBA) 로 전업해 뉴욕 닉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러닝백들이 그나마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70년대 이후론 78년 토니 도르셋, 77년 얼 캠벌, 81년 마커스 앨런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이어 88년 배리 샌더스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를 제외하곤 모두가 단명하고 말았다.

95년의 에디 조지 (테네시 오일러스)가 가능성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하이스먼 트로피 수상자가 NFL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NFL에선 대학풋볼의 잔재주가 통하지 않고 타고난 재능을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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