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조 없어도 자체예산으로 월드컵 경기장 짓겠다…5개 개최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IMF한파가 사회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2002월드컵을 개최하려는 일부 도시들이 지금까지의 소극적 자세를 바꿔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의 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정부로부터 한푼도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치단체 예산만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부산.대구.인천.울산.수원등이 바로 그같은 도시다.

이는▶경기장 건설이 4년여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한꺼번에 예산이 들어가지 않아 연간 지자체의 지출 경비가 큰 부담이 되지 않고▶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SOC) 의 확충.고용 창출.월드컵 종료후 국민체육시설 이용등 다양한 투자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실 현재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장 건설비의 30%를 보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년 정부의 세출규모가 수조원이나 줄어드는등 초긴축예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조직위는 이에따라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개최후보 도시에 좋은 평점을 부여, 이들 도시를 최우선으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요코하마시만 약간 정부보조를 받았을 뿐 나머지 9개 개최도시는 자체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는 건설비의 50%를 정부가 보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5개 후보 도시중 수원시가 팔달구 우만동 12만8천여평의 부지에 건설중인 주경기장 (6만3천평 규모) 은 토목공사가 이미 80%나 진행됐다.

건설비 2천67억원은 삼성이 1천6백57억원, 경기도가 1백억원, 수원시가 3백10억원의 갹출로 충당키로 했다.

개최지 선정여부와 상관없이 경기장을 짓고 있는 부산광역시도 이미 2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사직야구장 인근에 짓고 있는 8만명 수용규모의 주경기장은 반돔형 지붕으로 설계, 축구.기타종목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1천7백53억원의 건설비가 들어가는 이 경기장은 2002아시안게임을 위한 정부보조 5백70억원과 연차별 투자계획에 따른 자체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구광역시도 마찬가지다.

수성구에 조성중인 체육공원 54만평내 7만1백40석규모의 종합경기장으로 건설중이다.

건설비 2천6백74억원은 시 자체예산. 대구시 사회진흥과의 홍원대 과장은 “월드컵 경기장 뿐만 아니라 오는 2001년 여름 유니버시아드를 대비해 경기장을 건설하고 있다” 고 밝혔다.

오는99년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인천광역시는 남구 관교동 13만평 부지에 시예산 1천5백여억원을 들여 5만1천2백석 규모로 종합경기장을 건설중이다.

이밖에 포항시.울산시.서귀포시등도 각각 정부보조가 없을 경우 시 재정만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는 방침. 기존 경기장을 증.개축하는 포항시의 경우 공사비 5백억원중 1백억원을 연고기업인 포항제철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이다.

울산시는 체육공원 (28만평) 내 1천2백70억원을 투입, 4만5천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을 짓는다.

정부보조가 없을 경우 자체예산에 의존키로 했다.

김상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