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 FTA로 위기 넘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서강학파’를 표방하는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들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9가지 제안을 내놨다. ‘서강학파’란 1970~80년대 정부에 참여해 고도 성장기의 성장 이론을 마련한 서강대 출신 경제학자들을 가리킨다.

서강대 시장경제연구소는 16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서강의 제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신개방정책을 제시했다. 동시에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과 개방 정책을 쓰되,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학 박정수 교수는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선 기업들이 앞에서 뛰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보기술과 바이오기술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남주하 교수는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투기 수요를 자극하면 경기회복기에 자산 버블(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실수요에 근거한 부동산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학파의 대표 인물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도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다. 남 전 총리는 “이번 금융위기로 시장의 실패를 이야기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실패가 문제 됐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자유주의 경제학의 터전 위에서 정책 문제에 대해 균형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른 정책 집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정책의 핵심은 내용보다는 시기(타이밍)”라며 “올여름이 고비인데 때를 놓쳐 경제가 망가진 다음에 경기부양책을 집행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선제적인 대응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에선 전·현직 서강대 교수와 대학원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