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석연찮은 한인 피격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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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에서 한인 두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이 총을 발사한 경위가 석연치 않아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LA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폴섬시에 사는 한국계 시민권자 조셉 한(24)씨가 12일(현지시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UC어바인대를 졸업한 한씨는 최근 왜곡된 종교적 믿음에 심취해 불안증세를 보여왔다. 당시에도 한씨가 “밥을 안 먹어도 하느님이 먹여주신다”며 사흘간 식사를 거부하고, 이를 만류하는 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자 가족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3명의 경찰은 전기총으로 한씨를 제압하려다 완강한 저항에 부딪치자 한씨의 가슴에 총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씨의 동생 데이비드씨는 “불과 115파운드(52㎏)에 불과한 형을 체격이 큰 세 명의 경찰이 제압하는 데 꼭 총을 사용해야 했느냐”며 “명백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사고 후 경찰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가족을 집 밖으로 몰아내 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앞서 10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샌타아나 시에서 오전 1시쯤 수지 영 김(37)씨가 경찰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도주하다 경찰의 총에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김씨의 차에는 13개월 된 딸이 동승하고 있었으나 딸은 무사했다. 김씨를 추격한 부에나파크 경찰 측은 “김씨가 두 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해 정지하라고 했으나 시속 100마일(160㎞)이 넘는 속도로 30여 분간 도주하며 경찰차 두 대와 충돌까지 해 총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인회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씨가 오전 1시에 딸을 태운 채 음주운전을 했을 리 없다며 경찰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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