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여의도 33배 연해주 농장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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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대중공업이 여의도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대규모 해외 농장을 인수해 식량 생산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14일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 영농법인 하롤 제르노(Khorol Zerno)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하롤 제르노는 연해주 하롤스키 라이온 지역에 1만ha(약 3000만 평) 규모의 농장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지도 참조>

이 농장은 여의도 면적(약 90만 평)의 33배에 달하고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조성한 충남 서산농장과 비슷한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농장의 지분 67.4%를 인수해 경영을 책임진다. 하롤스키 라이온 지역은 연해주의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 시에서 차로 약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곡창지대다.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의 토지 비옥도를 유지하고 비료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농지의 3분의 1만 경작하는 친환경 윤작농법을 쓸 계획이다. 2012년까지 4만ha의 농지를 추가로 확보해 영농 규모를 5만ha까지 넓힐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6만t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에 임직원을 상주시켜 직접 경영을 한다.

이 회사의 재무·자원개발 총괄인 양봉진 전무는 “연해주 영농법인 인수의 출발점은 ‘서산농장’”이라며 “농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대규모 영농기업을 일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분야를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현대중공업이 녹색사업의 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식량 수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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