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계는 '흑인 천국'…NBA 80% ·NFL 67%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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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운동장에선 흑인이 되고 싶어요.” 프로미식축구 (NFL) 나 미국프로농구 (NBA) 경기를 즐겨 보는 한국인들은 미국인구중 흑인이 13%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란다.

미국프로농구 선수중 80%, 미식축구 선수중 67%가 흑인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슈퍼스타는 흑인 일색이다.

미국의 메달박스 육상에서 50년 이후 백인 금메달리스트는 단 한명. '흑인은 운동신경도 열등하다' 는 일반의 편견 속에서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이 프로야구팀 LA 다저스에 입단한 지 50년이 됐다.

그 사이 미국 인기종목의 주인공은 흑인으로 바뀌었다.

백인이 미국 스포츠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 최근호는 미국 스포츠계의 흑인 우세현상을 분석하고 가장 큰 원인으로 인종적 체력조건을 꼽았다.

이 잡지에 따르면 스포츠 전문가들은 "다리가 길고 엉덩이가 좁은 흑인이 순발력.점프력.스피드에서 백인을 압도한다" 고 분석하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백인에게 패기가 없다는 점이다.

운동선수의 근성, 즉 헝그리정신이 없다는 말이다.

백인은 좋은 교육환경 덕에 여러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흑인들에겐 프로선수 외에 화끈한 신분상승 수단이 별로 없다.

특히 인종차별을 받고 자란 흑인은 자식들에게 "백인보다 더 빨리, 높이 뛰지 못하면 흑인도 아니다" 고 가르친다.

스포츠에 관한 한 흑인들은 자신감을, 백인들은 열등감을 갖는다.

미국 중.고교 운동선수중 '자신이 프로에 갈 실력이 있다' 고 생각하는 백인은 20% 남짓이지만 흑인은 절반 이상이다.

결국 경제수준이 앞선 백인은 돈 많이 드는 일부 종목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잡지는 골프.수영.아이스하키 등 돈 드는 종목에서의 백인 우세도 머지않아 흑인 천지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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