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1일 이라크서 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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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사담 후세인(67) 전 이라크 대통령이 1일 이라크 법정에 선다.

후세인에 대한 기소는 미국이 이라크 임시정부에 그의 신병에 대한 법적 권리를 넘긴 지 하루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후세인 전 대통령은 1일 경찰들의 호위 속에 특별법원에 출두한다. 이날 공개 재판에는 후세인 집권 당시 최고위층 인사 11명도 함께 출두할 예정이다.

이 중에는 타하 라마단 전 부통령, 타리크 아지즈 전 부총리, 일명 '케미컬 알리'로 알려진 후세인의 사촌 알리 알마지드 장군, 후세인의 이복동생 2명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후세인에 대한 선고는 일러야 올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세인 범죄를 조사한 문서의 무게만 30t에 달한다. 특별법원의 재판은 불공정 시비를 우려해 재판 과정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TV와 라디오로 중계할 방침이다.

◇범죄 혐의=1980년대 자행된 쿠르드족 마을 할라부자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 등과 91년 걸프전 직후 반(反) 후세인 봉기에 나선 쿠르드족 및 시아파 학살과 관련된 그의 역할이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라크 중남부에 거주하던 마시 아랍족에 대한 강제 이주정책을 펴면서 자행한 온갖 악행도 단죄 대상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후세인의 학정에 시달렸던 대다수의 이라크인은 후세인이 처형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정서가 팽배하며 이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후세인이 미군에 체포된 뒤 "후세인은 고문과 살인을 일삼은 가증스러운 독재자다. 최고형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후세인은 유죄가 입증될 경우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

◇재판 왜 서두르나=임시정부로서는 후세인 재판을 통해 하루빨리 이라크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자는 속셈이다. 부시 대통령에게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민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적 호재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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