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마비로 은행도 금융채 공모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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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채권시장 기능이 마비되면서 건실한 시중은행이 금융채를 공모하지 못하고 사모 (私募)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보람은행은 5백억원어치의 사모전환사채 (CB) 를 연리 8% 조건으로 25일 발행했다고 26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시중은행이 사모CB를 발행한 일은 처음이다.

보람은행측은 "약간의 부실채권으로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결제은행 (BIS) 의 의무비율 8.5%를 밑돌 우려가 생겨 자본확충을 위해 CB를 발행하게 됐다" 고 밝혔다.

은행관계자는 "몇달전 해외주식예탁증서 (DR) 발행을 계획했다가 시장상황이 악화돼 연기했고 최근엔 7대 증권사에 CB공모 주간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고 사모방식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된 CB물량중 한국투신.대한투신.아세아종금 인수분을 제외한 2백억원어치는 코오롱.두산전자.LG화재등 보람은행의 주요주주로 돼 있는 코오롱.두산.LG그룹의 10개 계열사가 공동인수한 것으로 돼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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