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초대시조…우리가 사는 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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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우리가 사는마을

<이재창>

매연처럼 이미 썩어 문드러진 아침 식탁.

무 한다발 배추 한포기 신신한 것 하나 없는

내 온몸

헛배 키우며

시름시름 독이 밴다.

막힌 혈관 찌든 허파, 중금속 투성이의

아무리 씻어봐도 끈적한 삶의 배면.

산과 물

바람마저 답답한이 땅 집짓는 사람은.

어릴적 동네 개울 피라미떼 잡던 고향.

이젠 기억 저편, 악취 진동 폐기물 뿐

살아도

살아도, 나 혼자 뿐인

썩은 몸뚱이만 사는 마을.

이재창

◇ 시작메모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매일 사무실에 쳐박혀 일한다는 것이 정말 넉넉한 삶만은 아닐성 싶다.

한번 기분 전환 할수 있는 곳에 나가더라도 거기서 쌓이는 피곤함이나 짜증은 더하다.

가는 곳마다 온통 쓰레기 더미로 가득하다.

이젠 인류의 생명을 위한 새로운 대안운동이 우리 시조단에도 일어 났으면 좋겠다.

◇ 약력

▲59년 전남광주 출생▲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겨울론' 당선▲91년 '심상' 신인상 시 당선, 현 '열린시조' 편집기획위원, 광주매일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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