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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양학자가 말하는 ‘좋은 지방’ 섭취 비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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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우울증·심장병·아토피 등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려면 먹는 기름(지방)부터 바꿔야 한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정신건강 증진 식품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내한한 일본 기요린(杏林) 예방의학연구소 야마다 도요후미(山田豊文·60) 박사는 기름엔 건강에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WBC 결승전에서 일본팀 선발투수였던 이와쿠마 히사시 선수를 비롯한 일본 프로야구·골프 선수에게 영양 지도를 하는 영양 전문가다. 저술한 책 중 두 권(『마흔의 밥상』 『병에 걸리기 싫다면 기름을 바꿔라』)은 우리나라에서 출간됐다.

지난달 27일 그와 함께 서울의 한 뷔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뷔페 음식 대신 그가 식탁에 내놓은 것은 자신이 직접 준비해 온 작은 도시락이었다. 우주인이나 먹을 것 같은 분말 형태의 음식이었다. 현미 가루+아마인유+고구마 가루로 구성됐단다. 그는 아침·점심은 늘 이 메뉴로 먹고 저녁만 남들처럼 식사한다. 이 같은 세 끼 식사를 통해 그가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1500㎉가량이다. 성인의 하루 섭취 권장 열량(2600㎉)에 훨씬 못 미친다.

그는 “좋은 기름의 선택과 함께 소식·주기적인 단식이 건강 유지의 비결”이라며 “지방 섭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의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야마다 박사는 “같은 불포화지방이지만 DHA·EPA·ALA(알파리놀렌산) 등 오메가-3 지방은 세포막을 부드럽게 하는 데 반해 리놀레산·아라키돈산 등 오메가-6 지방은 세포막을 딱딱하게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메가-6 지방에 치우친 식사를 하면 세포막이 벽돌처럼 단단해지고 오메가-3 지방 위주의 식단을 짜면 세포막의 탄력이 사라진다.

그는 “오메가-3 지방과 오메가-6 지방의 이상적인 균형은 1대4 정도인데, 일본에선 1대10 이상으로 균형이 깨지면서 각종 성인병의 유병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가 인간의 질병을 치유하는 최고의 기름으로 꼽은 것은 아마인유. 오메가-3 지방이 60%나 들어 있어 뇌의 건강을 돕고 아토피 등 염증을 가라앉히며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 아마인유가 건강 기름으로 주목받은 것은 1950년대 독일계 미국 의사 막스 거슨이 암 환자를 위한 식사요법(거슨요법)에 사용하면서부터였단다.

알레르기·염증·혈전 억제, 혈관 확장 등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이 많은 든 식품으로 아마인유·들기름, 참치·고등어·꽁치 등 등 푸른 생선을 추천했다.

반면 오메가-6 지방이 많이 든 식품은 홍화씨유·참기름·옥수수기름·스낵·마요네즈·샐러드 기름이란다.

오메가-9 지방의 일종으로 올레산이 풍부한 올리브유의 건강 효과에 대해 물었다.

그는 “올레산이 혈관 건강에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추는 것은 증명됐다”며 “그러나 150도 이상 가열하면 이런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오히려 유해한 과산화 지질이나 트랜스 지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튀김 등 고온 가열하는 요리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는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세포막은 유해산소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해산소의 타격을 받은 것이 과산화 지질이다.

그는 “세포막 안에 과산화 지질이 생기면 도미노처럼 옆의 세포막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따라 세포핵의 DNA도 유해산소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이렇게 상처받은 DNA가 제대로 고쳐지지 않으면 암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메가-3 지방·오메가-6 지방·오메가-9 지방 등 불포화지방을 섭취할 때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채소·과일에 풍부)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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