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아이콘 마돈나의 유통기한은 언제일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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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마돈나가 얼마 전 28세 연하의 남자친구와 결별했다. 메릴린 먼로 이후 최고의 섹스 심벌인 마돈나의 남성 편력이야 딱히 새로울 것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아들뻘 남성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같은 여자로서 신기한 건 어쩔 수 없다.

마돈나의 연애사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면 그녀가 ‘연하남 킬러’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 남편 숀 펜은 2년 연하였고, 그와의 이혼 이후 만났던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은 3년 연하, 그녀가 아이까지 낳았던 개인 트레이너 카를로스 레온은 8년 연하였다.

이뿐이랴. 두 번째 남편이었던 영화감독 가이 리치는 10년 연하, 두 번째 이혼에 이르게 한 스캔들의 주인공 야구선수 앨릭스 로드리게스는 17년 연하,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남자친구인 모델 헤수스 루즈는 28년 연하다.

짧게 사귀었던 자잘한 연애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화가 장미셀 바스키아는 2년 연하였고, 모델 토니 워드는 5년 연하, 래퍼 바닐라 아이스는 9년 연하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데이트 상대 가운데 유일한 연상은 영화배우 워런 비티로, 21년 연상이었다.

미국에서는 나이 차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그녀의 연하 사랑은 어쩌면 한국 사람 눈에나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28세 연하는 미국인에게도 좀 과했던지 언론은 이를 두고 “아직도 얼마든지 젊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음을 과시하려 한다”고 논평했다.

동거에까지 들어갔던 헤수스 루즈와의 관계는 루즈가 다른 젊은 모델과 데이트하는 장면이 발각되면서 일주일 만에 끝났다. 마돈나는 “나이에 맞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 루즈에게 어울린다”며 쿨하게 애인을 보내줬다. 재결합을 원하는 루즈에게 그녀는 “즐기기 위한 상대였을 뿐”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콘서트에서는 여전히 망사 스타킹을 즐겨 신고 걸핏하면 조카뻘 애인에서 아들뻘 애인으로 남자를 갈아치우는 그녀를 보며 혹자는 남세스럽게 웬 추태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51세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그녀의 환상적 몸매와 팽팽한 피부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저 정도로 지독하게 노력한다면 손자뻘 애인을 사귄다 해도 할 말이 없다.

남자에게 선택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남자를 꾀는 것도 여성의 주체성을 드러내는 일이다 보니 마돈나는 때로 페미니즘적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섹시한 이미지만을 고집하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섹스어필’이 아니면 여성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중년 여성의 불안감을 보여 주는 듯해 안쓰럽다.

사실 마돈나는 외모보다 음악적으로 더 뛰어난 연예인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를 제치고 빌보드 차트 상위 10위에 가장 많은 곡을 올린 가수다. 지난해 그녀의 전 세계 순회공연은 2억8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솔로가수로는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세간의 관심은 온통 그녀의 몸에 집중되는 듯하다. 어떻게 보면 데뷔 초부터 고수해 온 섹시 이미지의 업보다. 솔직한 성담론으로 여성의 성을 억압하는 세상을 도발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녀의 당당함은 어디까지나 젊어 보인다는 전제 아래서만 가능하다.

문득 그 당당함의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일지 궁금하다. 의학의 힘을 빌려서도 도저히 늘어지는 피부를 감당할 수 없을 때 그녀는 과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게 될까. 어쩌면 자신이 터무니없이 높여 버린 남성들의 기대치를 한탄하게 되지는 않을까.

김수경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일간지에서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다가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스탠퍼드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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