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2호선 지하철사고…레일에 작업수레 두고가 지하철 탈선 6시간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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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지하철이 나사가 풀렸다.

자고나면 발생하는 지하철사고에 시민들은 불안하다.

특히 최근 단순사고가 아니라 탈선·화재같은 대형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사고가 잇따라 지하철타기가 두렵다.

올들어 15일까지 발생한 지하철 사고는 모두 34건. 열흘에 1건꼴이다.

특히 지난 11일 이후엔 매일 1건꼴로 닷새동안 5건의 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이같이 꼬리를 무는 지하철 사고는 전동차의 노후화와 신호장치,전기장치등의 미흡한 보수등이 원인이지만 12월 대선을 앞둔 정권말기의 공직기강 해이가 근래 잇따른 사고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돼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15일 오전5시38분쯤 서울지하철2호선 신대방역에서 신림역방향으로 시속 40㎞로 운행중이던 2019호 전동차 (기관사 李정호)가 보수공사후 선로위에 방치돼 있던 레일 운반용 트롤리와 충돌한뒤 탈선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오전4시30분쯤 레일보수공사를 마치고 신정동 차량기지로 돌아가던 보수반 직원이 10개의 트롤리중 1개를 선로위에 버려둬 발생했다.

사고전동차에는 2백5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사고로 신도림~서울대입구역 구간 열차운행이 오전11시25분까지 6시간가량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도 지하철2호선 삼성역에서 전동차의 기어박스가 이탈해 탈선하는 사고가 났으며 1일과 지난 8월을 포함, 올들어 벌써 4건의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까지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하철 화재사고도 올들어 4, 5, 7월에 걸쳐 잇따라 3건이 발생하는등 대형 인명피해를 가져올 사고가 잇따랐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레일 균열및 파손사고도 지난 1월과 9월 두차례 발생, 노후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보수.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金영석 (30.서울관악구신림동) 씨는 "이제는 출근길 운행이 늦어져 20~30분씩 지각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안전에 위험을 느껴 지하철을 계속 타야 할지 고민" 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시 당국은 명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강덕기 (姜德基) 서울시장 직무대리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사고는 공직자의 안일한 자세에서 비롯된 만큼 관련자 전원에 대해 문책하겠다" 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재발방지 약속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대 사회교육과 조영달 (曺永達) 교수는 "최근들어 대선을 앞두고 공직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고 있는 풍조도 잇따른 사고의 큰 원인" 이라면서 "지하철이 시민의 기본적인 일상도구인 만큼 당국은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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