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립대 시스템인 UC 계열 대학 학생 4000여 명은 매년 34개국으로 떠난다. 2007년엔 버클리 학생 75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버클리의 프로그램 담당자는 설명회 때마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우린 남극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해외연수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네 종류로 분류된다. 해당 국가의 대학생들과 그 나라 언어로 수업을 듣는 ‘immersion program’,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non-immersion program’, 특정 분야를 선택해 한 학기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special focus program’, 언어와 문화 체험에 중점을 두는 ‘language and culture program’이다. 프로그램의 종류가 다양하고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참가를 원하는 학생은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아 미리 카운슬러와 상담을 한다. 예를 들어 필자와 같이 건축을 전공하면서 전공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The Royal Danish Academy of Fine Arts’가 적합할 것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안정성이나 효과에서 스스로 해외연수를 계획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저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해 미국 유학생으로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을 놓치지 않기 바란다.
공부량 많은 소규모 세미나, 전공 수업과 균형 맞추기 중요
이런 규모가 작은 클래스에서는 수업 참여도가 쉽게 드러난다. 학생 하나하나가 눈에 띄다 보니 토론에서의 기여도 또한 금방 드러나게 된다. 유학생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토론에 참여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2시간 수업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코어 커리큘럼의 수업은 일반 클래스보다 많은 양의 리딩 과제가 주어진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모든 리딩 과제를 완벽히 소화하면서 토론까지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 읽는 한국과 동양 고전, 그리고 더 수준 높은 문학을 1학년 때 영어로 읽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모두 고전인 탓에 현대 소설이나 신문을 읽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탓인지 수업을 성실히 따라가기보다는 시중 서점에서 파는 문학 요약 노트로 과제를 메우기 급급한 일부 학생도 있다.
리딩 과제를 따라가면서 수업을 준비하면 토론에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코어 커리큘럼에 최소한의 투자를 하며 전공 관련 수업에 시간을 더 할애할지, 코어 커리큘럼에 최대한 집중해 기본을 탄탄하게 쌓을지는 잘 선택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쏟아지는 학습량 엄청나 … 캠퍼스 헬스 센터와 친해져라
일부 학생은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도중 의료 서비스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학생을 위해 미국 대학에는 헬스 센터라고 불리는 시설이 있다. 병원이라 하기엔 규모가 작고 한국 고등학교의 양호실보다는 훨씬 전문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작은 규모의 개인 병원 규모로 보면 맞을 듯싶다.
대부분의 미국 병원은 예약 없이 찾아가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필수로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 헬스 센터에서는 한국처럼 예약 없이 급할 때 바로 접수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의 진료 이외에도 헬스 센터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홀에 무료 콘돔을 배치하고 다양한 성교육 자료를 비치하고 있다. 만약 헬스 센터에서 해결하기 힘든 큰 질병이나 사고로 외부의 병원을 이용했을 때 보험 처리 등 행정적인 일도 한다. 건강상의 이유로 수업을 못 가게 될 경우 증빙 서류를 떼는 곳도 헬스 센터다.
일부 대학에서는 카운슬링 센터라는 이름으로 시설이 분리돼 있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를 포함한 학교 생활의 전반적인 상담과 전문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모든 서비스는 학비에 포함돼 있다. 시설 이용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학생이 부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