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 고조…미국,이라크 군사시설 1차 타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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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과 이라크간에 일촉즉발의 전운 (戰雲) 이 감도는 가운데 미국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어디를 어떻게 타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이 고려하는 가장 유력한 공격방법은 해상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이용, 이라크 전략목표들을 선별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전폭기에 의한 폭격은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제외되고 있다는게 미 국방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당 1백20만달러 (12억원)가 넘는 토마호크는 길이 5.4m에 사정거리 1천1백㎞로 군함에서 발사된다.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으나 명중률이 높아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 네차례나 발사된 적이 있다.

지난 93년 6월엔 이라크 군정보사령부를 폭파키 위해 24기가 한꺼번에 발사됐다.

미국이 최우선 공격목표로 삼고 있는 곳은 이라크 중동부지역에 산재한 무기생산 시설들이다.

바로 현재 유엔 사찰대상이 되고 있는 핵.생화학무기 생산공장들이다.

다음으로 바그다드에 주둔한 공화국 방위군 기지들과 2백~3백여대에 달하는 이라크 전투기들도 역시 공격목표로 꼽히고 있다.

실현가능성은 비록 크지 않으나 미국은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도 경우에 따라 공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적 지점에 대한 공격은 각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무기 생산공장의 위치에 대해 미국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전략시설이나 전투기들의 경우 교묘하게 은닉돼 있어 실질적인 피해를 주려면 공군 폭격기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후세인의 고향 공격은 민간인 인명피해를 수반하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기 어렵다.

한편 이라크가 미 U - 2 정찰기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경우 단순히 미사일 공격을 넘어 전폭기가 동원되는 폭격으로까지 확대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U - 2기는 민간 여객기보다 두배나 높은 상공을 난다.

따라서 이라크의 공격은 위협사격 수준에 그칠뿐 정찰기에는 실질적인 피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라크가 정찰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 미국은 이를 역추적, 이라크 방공포대나 미사일 기지를 찾아내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것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워싱턴 = 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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