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 생활 끝나도 프로나 지도자로 피겨할 거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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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토록 바라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일까. 김연아(19·고려대)는 어느 때보다 명랑했다.

30일 오전(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 갈라쇼를 앞두고 김연아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시시콜콜 인터뷰다.

-이제 한국에 간다. 가서 뭘 하고 싶은가.

“그동안 못 본 사람들이 많다. 다 보고 싶다. 서울도 보고 싶다. ㅋㅋㅋ 난 경기도 소녀라서. 또 못 먹었던 한을 풀 거다(김연아는 대회 때문에 체중 유지를 위해 마음껏 먹지 못했다). 또 한 시즌이 끝났으니 얼마 동안 쉬고 싶다. 학교(고려대)엔 갈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한국 가면 마음 놓고 돌아다니기 힘들 텐데.

“지난번 한국에 잠깐 들렀을 때도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다녀야 할 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불편할 것 같아서.”

-인기를 실감하나.

“한국에 자주 가진 못하지만 인터넷을 하다 보면 정말 별것도 아닌데 기사화가 되더라. 아 그분들(기사 쓴 분들) 여기 계시네. (폭소) 그래도 잘하고 있는데 관심이 없다면 혼자 외롭게 싸우는 거니까 그건 싫다. 잘되길 바라는 분들이 많은 건 좋다.”

-손에 늘 묵주 반지를 끼고 다니는데.

“난 천주교 신자다. 캐나다에서는 한인 분들이 많아서 성당에 잘 가지 못한다. 하지만 묵주반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 번도 뺀 적이 없다. 촬영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빼지만. 세례 받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마음이 편안해져) 작은 마음의 짐 하나를 던 것 같다. 믿음을 가지고 하니까.”

-노래 등 재능이 많은데.

“선수생활이 끝나도 프로 선수로 쇼도 많이 할 예정이기 때문에, 일단 1번은 피겨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일에 또 도전하고 싶진 않다. 지금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싶다. 나중에는 지도자로도 활약해 보고 싶다. 지금은 선수지만 어린 선수들을 보면 나도 한 번 가르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후 선수 생활을 그만둘 건가.

“나도 이제 월드챔피언 됐지만 선수 생활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면 더 오래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물론 지금 얘기다. 최고일 때 내려오고 싶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는 눈도 안 마주치던데.

“어느 대회든 선수들은 다 서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끝나면 축하한다 얘기하고 그런다. 어제도 했고.”

-매일 일상이 너무 똑같 지 않나.

“지루하다. 뭐랄까. 삶에 흥미가 없다. ㅋㅋㅋ 낙이 없어. 계속 무한반복이다. 똑같은 일이. 여름에는 공연, 영화도 보는데 겨울에는 춥고 피곤해서 주말에는 집에서 쉰다.”

-다음 시즌 프로그램 구성은 ?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점프 연습을 했는데. 플립보다 더 쉽게 느껴질 때도 있고, 플립 에지 판정 문제도 있어서 다음 시즌에는 바꿀 수도 있다. 전에는 이 점프에 가산점을 많이 받았는데 판정 때문에 (가산점을) 못 받는 것 같아 아쉽다.”

김연아는 31일 오후 5시(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로스앤젤레스=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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