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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수명 늘리는 OQ타임 ⑦ 칫솔 물고 우물우물하는 아이, 직접 닦아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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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엄마들의 가장 큰 소망은 자녀가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키를 키우기 위해 성장 전문 클리닉을 찾고, 유명 학원 강사진을 줄줄이 꿰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부모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의 영양이다. 자녀의 성장과 학교 성적은 영양 공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영양 공급의 첫 관문이 바로 구강이다. 흔히 성장기 청소년을 일러 “돌도 씹어 먹어 소화시킬 나이다”고 말한다. 그런데 만약 치통이나 구강질환이 있어 음식물을 씹지 못한다면 성장과 발육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의 뇌는 인체의 모든 장기 중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다. 구강질환이 심해지면 뇌를 위한 적절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늘어나 학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자신의 통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엄마도 모르는 사이에 구강질환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외국의 연구 사례를 보면 충치로 인한 유년기의 치아 상실이 성장 부진, 말하기 능력 발달 저하, 집중력 결핍, 자신감 결여 등 여러 방면에서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결과가 있다. 국내의 리서치 기관인 엠브레인은 초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구강 건강과 성적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13.5%의 학생이 충치 치료로 인해 학원 또는 학교를 결석했으며, ‘치통과 같은 구강질환이 학업 집중력에 방해된다’는 의견이 63.5%로 ‘그렇지 않다’는 학생에 비해 우세하게 나타났다. 즉 구강질환은 단순히 구강 내에만 국한되는 질환이 아니라 자녀의 성장과 학습 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구강질환은 의외로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평소의 올바른 구강 관리다. 대표적인 구강질환인 충치와 잇몸병은 플라크라고 하는 세균막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세균막은 하루 세 번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취침 전 칫솔질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는 동안 입 안의 침 분비가 감소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요한 취침 전 칫솔질을 아이에게만 맡길 경우 치아 관리는 매우 힘들어진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손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능력이 떨어진다. 입 안에서 우물우물 칫솔질을 하지만 실제로는 칫솔을 그냥 물고 있거나, 비효율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이 잠자기 전 칫솔질을 할 때는 부모가 직접 닦아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자녀의 OQ를 높이고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다면 오늘 저녁부터 자녀의 이를 직접 보살펴 주자.

김백일 연세대 치대 교수 (예방치과학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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