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수박등 도로' 개설공사 진행으로 교통사고 발생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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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급경사와 S자형 굴곡노선으로 야간과 겨울철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아 주민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한 광주시남구월산동 '수박등 도로' 개설공사가 계획성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 개통도 하기전에 아스팔트를 뜯어내거나 도로밑 하수도 맨홀이 함몰되는 것은 주먹구구식 탁상 행정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도로는 남구월산2동 구세약국앞에서 '수박등' 을 관통해 월산5동과 광주서부권 순환도로를 잇는 길이 1백84m로, 이달 중순쯤 완공돼 도심 진입을 위한 우회노선으로 개통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 4월 착공당시부터 도로 굴곡형태가 50도 정도로 휘어진 S자형이고 노면 경사도 13%에 달할 만큼 급경사.급커브 노선이라며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해왔다.

(본보 10월21일 19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구청은 차량 통행에 적정한 11%이내로 경사도를 낮추는데 따른 예산 부족과 개통 지연등을 이유로 공사를 강행해 지난달 24일 포장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구청 고위간부가 현장을 방문, 고개 정상부근의 급경사로 차량이 미끄러질 경우 가옥으로 돌진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해 5일부터 도로 20여m를 뜯어내고 재공사를 벌이고 있다.

또 주민 李모 (42) 씨집앞 도로밑에 설치된 하수용 맨홀도 포장된 아스팔트 무게를 지탱하지못해 함몰되는 바람에 도로를 파헤쳐놓고 재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 의견을 무시한채 공사를 강행해온 구청측은 재공사에 따른 공사비조차 모두 시공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도로구조령에 허용된 경사도 범위를 유지했으나 주민과 가옥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급경사 구간 성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 말했다.

광주 =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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