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방송·PC통신 통합 ISD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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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002년 10월 어느날 20일간의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A그룹의 김과장은 거실 한쪽 벽면에 있는 초대형 3차원 평면TV를 켰다.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브라질과의 결승, 프랑스와의 준결승등 주요 경기를 놓친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TV를 켜자 화면 오른쪽 전자신문에는 자신의 은사인 포항공대 김학자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기사속보가 나온다.

축구도 중요하지만 먼저 축하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데이터베이스에서 김교수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에 전화를 건다.

축하전화가 몰려 대기순위 7번이라는 자막이 떠올랐다.

월드컵축구 시청으로 돌린지 10분후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된다.

화면 가득히 웃음띤 노은사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것은 통합서비스형 디지털방송 (ISDB) 이 가져올 생활의 변화를 미리 엿본 내용이다.

수신된 방송의 특정내용을 집안의 대용량 저장장치에 보관하고 PC통신망은 물론 종합정보통신망 (ISDN) 과도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ISDB다.

ISDB가 실현되면 집안에 앉아 경기장의 현장감을 3차원 영상으로 즐길 수 있고 주요 뉴스 및 자신이 원하는 특정 분야 뉴스는 24시간 새로운 내용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이 것을 전자맞춤뉴스라고 부른다.

수백개의 방송채널을 편리하게 탐색하는 프로그램 가이드, 새롭고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즐기는 텔레뮤직, 집에서도 방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인터액티브 서비스, 이동중에도 깨끗한 화면을 즐기며 자신의 위치는 물론 도로사정을 알려주는 항법장치 (네비게이션시스템) 등 보편적인 생활정보를 방송국이 주체가 되어 서비스한다.

이같은 방송이 일반화되면 방송과 통신의 구별이 어려워진다.

개인도 대중도 아닌 다수 또는 극소수 이용자들의 정보서비스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21세기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정보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가 원하는 참신한 정보, 유익한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전달받는 것이 이용자들의 희망이다.

정보의 제작.수집.선택.처리능력을 보유한 현재의 방송사들은 그 장점을 살리면서 현재의 방송이 갖는 시간.공간.정보형태의 제약을 뛰어 넘어 21세기 정보산업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임승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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