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에도 신용잔고는 그대로…투자손실 만회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주가가 폭락하면서 고객예탁금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나 신용융자잔고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객예탁금의 경우 지난 7월1일의 3조3천2백80억원에서 지난 24일에는 2조5천7백23억원으로 8천억원가량 줄어든 반면, 신용융자잔고는 고작 2천여억원 줄어든 3조3천1백23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는 758.03에서 570.91로 2백포인트 가량 폭락했다.

통상 주가가 하락하면 고객예탁금 감소와 함께 신용융자잔고도 줄어드는 게 과거의 추세였으나 최근엔 정반대의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주가가 폭락하는데도 신용융자잔고가 별로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주로 신용투자자들이 주가폭락으로 손실이 너무 커지자 주식시장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주식을 처분한뒤 잔액으로 재투자에 나서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예컨대 자기 돈 40만원에 증권사 돈 60만원으로 1백만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한 뒤 현재 주식평가액이 79만원으로 떨어졌다면 반대매매를 당하기 전에 주식을 팔아 융자금을 갚고 남은 돈 19만원으로 다시 신용투자를 하는 얘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장세폭락으로 반대매매 위기에 임박한 종목이 신용투자가 가능한 8백45개 종목 가운데 90%에 이르고 있는 것도 이런 신용투자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