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축구대표 감독 업무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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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프레레 감독(左)이 조영증 파주NFC센터장과 함께 NFC를 둘러보고 있다.[파주=연합]

"나이지리아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 원동력은 1년6개월이라는 충분한 준비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부족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고, 성공하기 어렵다."

요하네스 본프레레(58.네덜란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서에 서명하고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2002년의 성공에 안주한다면 좌초할 수밖에 없다"며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모두 부응할 순 없으나 갈 수 있는 한 높이 가고, 보여줄 수 있는 한 모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축구협회와 구단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선수단 운영

본프레레 감독은 한국인 코칭스태프와 함께 팀을 꾸려가겠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촉박한데, 한국 지도자가 한국 선수를 잘 알고 많은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 관리에는 채찍과 당근을 함께 쓰겠다. 잘못한 선수, 특히 이기려는 뜻이 없는 선수는 강하게 다루겠다"고 말했다. 이름이 프랑스어로 '좋은 형제(bon frere)'라는 뜻이라고 소개한 그는 "하지만 선수와 형제처럼 지낼 수만은 없다"고 못박았다.

▶아시안컵 준비

아시안컵(7월 17일~8월 7일.중국) 준비에 대해 "시간이 짧아 할 수 있는 게 제한돼 있다"며 "남은 20여일간 선수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특히 한달 이상 쉰 해외파의 경기 감각에 우려를 표시하며 "먼저 해외파의 상황을 점검한 뒤 전술.기술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중동통인 그는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 상대국(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요르단)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팀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 차출문제는 "협회의 결정을 수용하겠지만, 그 전에 기술위원회의 제안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준비

아시안컵과 아테네 올림픽이 모두 끝나는 9월을 독일 월드컵을 향한 출발점으로 잡았다. 이미 50명의 선수 명단을 건네받았다는 그는 "올림픽까지 끝나고 나면 친선경기를 통해 선수도 선발하고, 훈련도 하겠다"며 "가능한 한 많은 친선경기를 치러 모자란 훈련시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관중.서포터.선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는 본프레레 감독은 "만족을 주려면 이겨야 하고, 이기면 선수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이 있어야 여유가 생기고, 여유를 바탕으로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의 성공을 이어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본프레레 감독은 오후에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를 둘러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잔디 상태가 최상이고 숙소 등 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며 "주변이 조용하고 공기도 쾌적해 여기서 훈련하면 힘이 솟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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