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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덱스'는 지고 'CES'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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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PC 중심인 '컴덱스'(Computer Dealers Exposition)는 지고 소비자 가전 중심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전쇼)가 뜨고 있다.

컴덱스 주최사인 미디어라이브는 23일 "컴덱스가 정보기술(IT) 업계의 광범위한 관심을 끌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올 11월로 예정된 전시회를 취소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주최사는 덧붙였다.

◇컴덱스↓ CES↑=미국에서 1979년부터 해마다 개최된 컴덱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이고, CES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다.

컴덱스는 90년 이후 컴퓨터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IT산업의 흐름을 주도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2000년에는 23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등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그 뒤 컴덱스는 PC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위상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전시회 때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인텔 등이 불참한 채 불과 500여개 업체만이 참여했다.

이에 비해 올 1월 열린 CES는 23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CES는 특히 디지털 융합.복합화 현상에 힘입어 IT산업 전반은 물론 자동차.가구 등 전통산업까지 망라할 정도다. 기업들은 저마다 CES를 신제품 데뷔 무대로 삼고 있다. 실제 70년 VCR를 시작으로 ▶캠코더(81년)▶CD플레이어(81년)▶DVD(96년)▶고화질TV(98년)▶게임기 X박스(2001년)▶휴대용 모니터 및 홈미디어센터(2002년) 등이 CES에서 첫선을 보인 제품들이다.

◇소비 경향을 반영=최근 IT와 가전 간의 영역이 모호해지면서 거의 모든 생활가전에 IT가 접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컴덱스는 그러나 여전히 컴퓨터 산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기업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며 "반면 CES는 가전과 IT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소비자들이 IT가 접목된 소비자 가전을 선호하는 점을 잘 활용해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글로벌사업팀 민정아 과장은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하려면 많은 사람이 보러 와야 수익을 기대하는데, 컴덱스는 그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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