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활짝 열렸다 … 기업들 취업난 고통 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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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에 나서는 기업으로는 먼저 삼성이 상반기 2100명, 하반기 3400명으로 나눠 3급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는 줄어든 규모지만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당초 계획(4000여 명)보다 40% 가까이 늘렸다. 삼성은 대졸 미취업자가 대상인 청년 인턴 2000명, 대학생 인턴 3000명, 고졸 기능직 7500명의 일자리도 창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대졸 인턴사원 1000명을 뽑고, 글로벌 청년봉사단 1000명을 해외에 파견키로 했다. 경영환경이 워낙 불투명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2700명을 채용한 SK는 일단 일반사무·마케팅·생산기술·정보통신 부문에서 ‘상생 인턴십’ 1기 참여자를 뽑고 있다. 임원들이 반납한 임금으로 올해 인턴 일자리 1800개를 마련하고,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과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LG는 대졸 신입사원 4000명, 기능직 신규인력 2000명 등 총 6000명을 신규 채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9일부터 계열사별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고 있다.

롯데는 대졸 공채 1500명을 포함해 영업직·기능직 등 정규직 66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인턴사원 700명도 선발한다. 포스코는 신입사원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0명가량으로 정했다. 포스코와 계열사, 그리고 외주 파트너사 임원들의 임금 반납분 100억여원을 바탕으로 인턴 1600명을 뽑는다. KT와 KTF에서도 상·하반기로 나눠 인턴 1400명가량에게 일자리를 준다. 모집 부문은 유·무선통합 영업, IT서포터스 등 12개 부문이다.

지난해 2600명(승무원 포함)을 채용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최대한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대졸 신입사원과 승무원을 포함해 지난해와 비슷한 2300명을 선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화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으나, 한화증권 등 15개사에서 인턴사원 300여 명을 뽑고 있다. 두산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700∼800명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 공채 원서 접수를 23일 시작한 STX그룹은 1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정규직 2240명을 고용한다. 홈플러스는 정규직 300명, 인턴 50명을 뽑는다. CJ그룹은 24일까지 상반기 대졸 신입 및 인턴 공채 지원을 받는다.

◆은행·증권업계 채용시장엔 한파=대부분 금융회사가 상반기에 정규직 사원을 뽑을 계획이 없다. 은행 중에선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두 곳만이 상반기에 정규직 사원을 공채한다. 대부분 증권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보험사가 그나마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10명 많은 23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한생명도 상·하반기에 지난해 수준인 50명씩을 고용하기로 했다.

공기업은 오히려 정부의 경영 효율화 계획에 따라 인력을 감축해야 할 판이라 정규직 채용이 쉽지 않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뽑지 않는다. 일반 공기업 중에선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4월께 인턴사원을 각각 450명, 290명가량 뽑는다.

김성탁·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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