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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시스템·저울·저장고 다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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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통 단계 이력추적제 실시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는 이미 ‘횡성한우’ ‘대관령한우’ 등 9개 브랜드 쇠고기에 대해 이력추적제를 시행해 왔다. 정부의 시범 사업에 참여한 이들 브랜드 상품에는 지금도 개체식별번호가 부착돼 있다. 고객들은 이 번호로 쇠고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모든 쇠고기로까지 확대 실시를 앞두고 이마트는 이달부터 이력제 전산망에 등록돼 있지 않은 소는 산지에서 구매하지 않는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예행연습하는 셈이다. 이마트는 전국의 매장에 쇠고기를 공급하느라 그동안 10개의 도축장을 이용해 왔는데,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규모가 큰 네 곳으로 줄였다. 가공 업체에서부터 개체식별번호가 바코드화돼 들어오면 자동 관리되는 전산시스템을 새로 개발 중이다.

이마트는 매장에서 여러 쇠고기를 섞어 팔더라도 고객이 가져가는 상품에 개체식별번호를 모두 기록해 줄 계획이다. 묶음번호는 명절 등 특별한 상황에만 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국 매장의 저울을 교체하는 데만 7억원가량이 든다. 이마트는 4월 말께 서울 성수점을 시범 점포로 지정해 모든 쇠고기에 이력제를 적용키로 했다. 법적 시행일보다 한 달 이상 이른 5월 중순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이 제도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으뜸선 한우’의 경우 농가에서부터 점포까지 이력추적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육할 때 먹이는 사료 정보까지 관리한다. 6월 전면 실시를 앞두고 홈플러스도 새 물류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가공업체에서 진공 포장에 개체식별번호 바코드가 찍힌 라벨을 붙이면 ‘ASN(입고예정정보) 시스템’을 통해 매입한다. 이 시스템을 통하면 이전 단계의 상품 이력 정보가 자동으로 점포로 전달된다. 매장에선 저울에 달린 건스캐너로 개체식별번호를 읽어 출력한 뒤 상품에 붙여 주게 된다.

롯데마트도 개체식별번호가 이력제 전산망에 신고된 소만을 구매하려고 전국 각지의 대농가 위주로 발품을 팔고 있다. 매장 저울은 식별번호를 프린트할 수 있는 디지털 저울로 교체한다. 쇠고기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저장고 구조도 바꿀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브랜드 한우인 ‘지리산 순한 한우’에 대해 전국 모든 점포에서 생산이력제를 운영 중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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