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21일 이광재(44) 민주당 의원이 박연차(64 ·구속)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의원에게 준 돈이 5만 달러 말고도 현금 등을 포함해 억대에 이른다는 것이 박 회장의 진술”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이 의원은 5만 달러 이상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박 회장 기억력 뛰어나” …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 체포
검찰은 이날 오전 이 의원을 소환해 돈을 받은 시기와 명목, 대가성을 집중 추궁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박 회장에게서 공식 후원금 외에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고 따로 만난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금명간 이 의원과 박 회장을 대질신문한 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에게서 2억원가량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추부길(53)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체포했다. 검찰은 추씨에 대해 22일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추씨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지난해 9월 박 회장에게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는 추씨가 비서관 직에서 사퇴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 30일부터 박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 박 회장이 세종증권ㆍ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해 시세차익을 올리고 200억원 이상의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특히 추씨가 청와대 재직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와 친분이 있었던 점을 주목, 건평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는지도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박연차 회장의 기억력이 뛰어나 수사 과정에서 돈을 준 정황 등에 대해 명확하게 진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