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해외공장 물량을 국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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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신차 도입 의향서' 조인식에서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류하오 베이징 부시장(뒷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성병호 현대차 부사장(앞줄 (右))과 쉬허의 베이징현대차 사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국내공장의 생산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해외공장에서 만드는 수출차종을 국내로 다시 이전해 생산키로 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글로벌전략의 핵심기지인 중국에서는 오는 12월 처음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 출시키로 했다.

◇해외 생산차종 첫 국내 복귀=현대차는 23일 현재 터키 공장에서 생산 중인 유럽 수출용 스타렉스(연간 1만5000여대)를 울산4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2일 노사공동위원회를 연 자리에서 국내 공장의 소형 버스 생산 물량을 확보하고 고용안정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울산4공장은 스타렉스를 비롯해 포터와 리베로.트라제XG 등을 생산하고 있다. 유럽 수출용 스타렉스는 2002년 터키 공장(베르나.그레이스 등 3개 차종 연산 6만대 규모)으로 생산을 이전했다. 노조는 울산4공장의 가동률이 저조하자 스타렉스 생산물량의 국내 재이전을 올해 임단협 안건으로 제시했다.

터키 공장은 스타렉스 물량이 줄어들지만 베르나 생산량을 늘리고, 내년 초 쏘나타를 새로 투입하기로 해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국내 공장의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스타렉스의 후속모델(2006년 말 출시 예정)과 트라제의 차기 차종(2008년 2월)도 울산공장에서 생산키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5'전략에 따라 2010년까지 국내 300만대(연산)와 해외 200만대 등 5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해외 생산기지는 중국(100만대).미국(50만대) 등 다섯 곳이다.

◇중국선 SUV도 생산=현대차는 오는 12월 SUV인'투싼'(중국명 투성.途勝)을 중국에서 생산,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차 업계론 처음으로 중국에서 승용차에 이어 SUV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2002년 12월과 지난해 12월 각각 쏘나타와 아반떼를 승용차 시장에 선보인 이후 SUV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와 '신차 도입의향서'를 체결했다.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부회장과 루하오(陸昊) 중국 베이징(北京)시 부시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앞으로 베이징현대차가 현대차의 신차를 계속 생산,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성병호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은 "올 연말 투싼의 출시를 시작으로 매년 한 모델 이상의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신 모델을 투입해 중국을 글로벌 핵심기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이달 중순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2008년까지 전 모델 출시(풀라인업)체제를 구축, 2010년 현지 시장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론 최초로 최단 기간(18개월) 생산누계 1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중국 현지 판매목표도 당초 13만대에서 15만대(쏘나타 7만대, 아반떼XD 8만대)로 늘어났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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