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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도 영광의 얼굴] 3연속 금메달 위업 전기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왼쪽 업어치기의 달인' 전기영의 우승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마땅한 적수가 없었던 전기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금메달 '보증수표' 였기 때문. 전은 93년 대회 78㎏급과 95년 대회 86㎏급을 정복한데 이어 11일 파리에서 열린 97세계유도 선수권대회마저 우승, 2체급에 걸쳐 3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체급을 올려가며 세계선수권대회를 연속 제패하는 것은 한 체급에서 연속 우승하는 것보다 몇배 더 어려운 일로 평가되며 그런 점에서 전의 위업은 한국 유도사에 길이 남을 업적으로 꼽힌다.

그동안 전기영은 라이벌이 없는 것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왔다. 전문가들은 세계선수권. 애틀랜타올림픽.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모조리 석권해 더이상 도전할 목표가 없어진 전이 정신적으로 늙어 스스로 무너질 것을 우려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동아시아대회에서 뜻밖의 복병 후지타 히로미 (일본)에게 패해 금메달을 내준 것이 전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전은 절치부심하며 국제무대에 노출된 자신의 주무기 왼쪽 업어치기를 보완하기 위해 오른쪽 업어치기와 안뒤축걸기등 제2의 승부수를 연마했고 새로운 기술들은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청주 대성중 1년때 유도복을 입고 청석고→경기대를 거친 전기영은 대표선발후 첫 대회인 93년 프랑스오픈 78㎏급에서 우승,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데뷔했고 같은해 세계선수권대회마저 제패하면서 일약 국제스타로 발돋움했다.

전기영의 약점은 여전히 적수가 없다는 것. 그러나 전은 이제 자신을 유일한 맞수로 삼아 새로운 유도인생을 펼쳐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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