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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서평]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성공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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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계 초일류기업의 대명사로 거론되는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크로소프트. 그 명성을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관련서들이 다수 출간됐다.

빌 게이츠 자신이 직접 쓴 '미래로 가는 길' (삼성) ,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자료를 파헤친 '얼굴없는 신화' (엘테크) , 그리고 이번에 삼성경제연구원에서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 은 MIT 슬로언 경영대학에서 경영전략을 강의하는 마이클 쿠스마노교수와 UC어바인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셀비교수가 빌 게이츠회장을 비롯 많은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층들과의 인터뷰와 설문조사, 그리고 다른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분석한 자료 등을 중심으로 2년동안 마이크로소프트 내부를 심층분석한 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담을 칭찬하기에 바쁜 다른 책들과 달리 성공의 원인과 향후 과제를 꼼꼼히 짚어내고 있다.

정보사회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는 현대사회는 비유적으로 표현해 사회생태계의 대전환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같은 새로운 생태계에서 생존에 만족하지 않고 성장.발전하기 위해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유전인자' 를 찾고있다.

최근 일고 있는 경영혁신은 바로 그러한 새로운 유전인자를 조직내부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유전인자들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시사하고 있다.

그 유전인자들을 보면▶정보사회라는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물 (기업) 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사업장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내부역량을 창조적으로 집결하기 위해 유기적.복합적 구조를 갖춰야 하며▶신제품으로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고 지속적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야 할 뿐아니라▶지속적인 자기반성, 벤치마킹과 피드백, 정보공유를 통해 끊임없이 학습하는 자세 등이다.

이 책은 이같은 요소를 회사경영에 적극 수용하며 현재의 위치까지 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할지 충고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현재 심각한 위기에 몰린 대다수 우리 기업에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마이크로소프트조차 끊임없이 변신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저자들의 충언은 '체질개혁' 의 목소리는 높지만 실제 효과는 부진한 우리 기업들이 귀담아야할 부분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들이 제안한대로 최근 대규모 디지털 통신네트워크와 연결하기 위해 텔리디식사와 제휴하는 등 자기변신을 쉬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특정기업을 '시간의 흐름' 이라는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다.

변화의 시대에 뛰어난 경영자들에게 중요한 자질은 '시간의 흐름' 을 자신의 앞에 펼쳐진 가능성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이끌고 있는 조직을 현재의 시점에서 항상 새롭게 변화시키는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 이 책은 우리에게 그러한 사고의 중요성과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업종에 관계없이 여러가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다만 한가지 주의사항은 특정회사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결과 전문용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 그것에 구애받지 않고 인내를 갖고 읽으면 초일류기업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송명근<하나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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