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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 전망치 갈수록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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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10일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에서 -4.5%로 낮췄다.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15.1%)으로 줄 것이란 게 근거였다.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드는 시점도 1분기에서 2분기로 늦춰 잡았다.

스위스계인 UBS증권은 12일 코스피 지수의 연말 목표치로 1400을 제시했다. 한국 주식 시장이 달러로 환산할 경우 지난해 10월에 비해 이미 63%나 하락해 투자 매력이 있는 데다 원화 가치도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처럼 해외의 주요 투자은행 들이 내놓는 한국 경제 전망은 희망과 비관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일정한 방향성은 엿보인다. 우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타격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주요 10대 투자은행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말 평균 3%에서 올 2월 말 -2.9%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떨어뜨렸다. 다만 원화 가치는 갈수록 안정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골드먼삭스는 10일 “원화 약세가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원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도 “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고, 은행의 해외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 강세 기조에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 리스크에 대한 평가는 어떤 잣대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모건스탠리는 10일자 보고서에 한국이 인도·인도네시아와 함께 아시아 내 ‘문제지역(Trouble zone)’이라고 적시했다. 은행 예금에 비해 대출이 많고, 그 격차를 외채로 메우는 바람에 전 세계적인 자금 회수 움직임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크레디스위스는 최근 국가별 위험도를 진단한 보고서에서 국가 신용도 최상위급(AAA)인 미국·영국보다 한국의 위험이 적다고 평가했다.

◆ 특별취재팀=이희성·김준현·김원배·김영훈·조민근·한애란 기자, 최형규(홍콩)·김동호(도쿄)·전진배(파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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