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범민주계인사에 '구애의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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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신한국당의 범민주계 인사들에게 '진한 눈길' 을 보내고 있다.

민주계 인사들도 속은 어떻든, 겉으론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金총재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

4일 부산시청에서는 문정수 (文正秀) 시장이 金총재를 영접하느라 방문 10분전부터 청사앞 큰 길에 나와 기다려 화제가 됐다.

흡족해진 金총재는 현황보고를 받은뒤 "과거 같이 민주화 투쟁을 했고 지금도 시장 일을 잘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며 '농담' 임을 전제로 "본인이 도와주기 어려우면 부인이라도 힘쓰게 해달라" 고 부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창원에서는 김혁규 (金爀珪) 지사가 金총재에게 이례적으로 도정을 자세히 보고하자 金총재도 80년대 미국 체류시절의 인연등을 강조하며 '정치적 사촌' 으로서 협조를 당부한 일이 있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행사때는 金총재를 수행한 김옥두 (金玉斗) 의원에게 김기수 (金基洙) 대통령수행실장이 다가와 "요즘 분위기가 좋더라" 며 우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金총재 주변에서는 민주계 인사들의 이런 모습을 '높이 평가' 하며 대선에서도 일정부분 기능할 가능성등을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과거 인연으로 호의를 표시했을 뿐 확대해석은 곤란하다" 며 "당도 다르고 지도자도 다르다" 고 말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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