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주서 ‘친이’ 유력하자 정수성 고민
박 대표 “부평 안 간다” 출마설 부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부평을 재·보선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박 대표는 “부평의 ‘부’자도 얘기해 본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한나라당은 이날 재·보선 공천 신청을 마감했다. 박 대표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결심만 하면 전략공천을 통해 얼마든지 출마가 가능하다. 그러나 박 대표의 발언은 그가 부평을에선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 같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날 오후부터 휴가에 들어간 그는 기자들이 “휴가를 부평에서 보낼 생각은 없느냐”고 농담을 건네자 “거긴 당분간 안 간다”고 응수했다.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최근 안경률 사무총장이 “필요하다면 당원들의 뜻을 모아 대표에게 출마를 건의해 볼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사무총장이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다”고 잘랐다. 하지만 박 대표의 재·보선 불출마가 확정됐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이날 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도 박 대표의 재·보선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권 핵심부에선 여전히 박 대표가 이번 재·보선에 나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경남 양산 등 대법원의 당선무효 확정판결이 나는 지역구가 더 생길지도 봐야 한다.
또 하나의 관심지역인 경주에선 예상대로 정종복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다. 반면 친 박근혜계인 정수성 후보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정수성 후보는 당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정 전 의원과 공천 대결을 벌이는 모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선거법상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하면 본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일각에선 친박계 포용 차원에서 정수성 후보를 전략 공천하는 방안도 거론하지만 공천의 대세는 정 전 의원에게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한나라당 정종복 대 무소속 정수성의 선거구도가 형성될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공천 신청 받아보니=부평을에 10명이 몰려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부평을의 판세가 여당에 썩 유리하다고 보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의외로 높다. 박 대표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당내에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점이 경쟁을 부추겼다는 관측이다. 경주엔 7명이 신청했다.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전주 덕진과 완산갑은 각각 4명이었다.
김정하 기자
민주당
“정 전 장관, 내일 최종 입장 발표”
이미경 공천위장 “경쟁으로 결정”
민주당 재·보선 공천의 이슈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여부도 곧 결론 날 전망이다.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은 “정 전 장관이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은 여전히 50대50”이라며 “다만 현지의 정 전 장관 지지단체인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 창립총회(지난 6일)에서 40여 명의 지지자가 귀국 촉구 결의문을 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공천심사위 출범이 임박함에 따라 이미 전주 완산갑 출마 의사를 밝힌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비서실장과 정 전 장관(전주 덕진)의 공천을 둘러싼 당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장에 내정된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과 직간접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며 “두 지역(덕진과 완산갑) 모두 훌륭한 후보가 너무 많이 출마하려고 하니까 두 분만이 아니라 모두가 경쟁하는 속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도 훌륭한 후보들이, 지역에서 열심히 일해 온 후보들이 있기 때문에 같이 모든 면에서 열어 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정하는 전략공천 방식으로 두 사람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배제하지도 않겠다는 묘한 뉘앙스를 담은 말이다. 이 총장의 발언에 대해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재선 의원은 “두 사람의 출마에 대한 당의 부정적 기류를 전달함과 동시에 공천 배제설로 인한 내홍도 최소화하자는 의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 그리고 보궐선거 가능성이 있는 울산 북 지역구에선 진보신당·민주노동당과의 연합공천 논의도 시작할 계획이다. 김교흥 사무부총장은 “울산북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지지가 높고, 인천 부평을은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선 연합공천이 필수적이라는 게 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