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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건 일본뿐" 외국인 투자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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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되살아난 일본 증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가운데 일본 증시에 유독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아시아 증시의 투자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긴축, 미국 금리 인상, 고유가 등 3대 악재가 겹친 5월 이후 아시아증시에서 일제히 돈을 빼면서도 일본에선 이달 들어 오히려 27억달러를 순매수했다.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펀드에서 8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제적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조사도 이 같은 '바이 재팬(Buy Japan)'현상을 뒷받침한다.

메릴린치가 이달 초 전 세계 투자담당자 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가 앞으로 1년간 '강한'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66%에 달했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응답한 이는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21일 현재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1만1606.16엔을 기록, 1.8% 올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 증시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15거래일 중 11거래일간 도쿄 증시와 서울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위원은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을 감안할 때 일본 증시의 활황세는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증시는 한국 투자자들의 이익과도 점점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앞다퉈 닛케이지수 움직임에 연동해 투자성과를 주는 주가지수연동상품(ELD.ELS)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만 대한투자신탁운용의 '대한웰빙닛케이ELS채권펀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닛케이225상승형 3호', 우리은행의 '닛케이지수연동형채권형펀드', 하나알리안츠투신의 '일본지수연동 채권투자신탁', 기업은행의 '대신ELS채권투자신탁'등이 쏟아지고 있다.

대투증권 이상훈 상품개발팀장은 "최근 들어 종합주가지수보다 일본 닛케이지수에 연계한 상품이 많아졌다"며 "이는 최근 소비심리 회복세와 투자증가 등으로 일본의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증시 보다 일본 증시 연동형 상품이 유리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경우 닛케이 지수가 1만2000엔대를 돌파하느냐가 향후 상승세 유지에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일본 경제가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금융업종의 구조조정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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