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소형차 시장, VW-오펠 신모델로 치열한 판매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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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럽내 중.소형 자동차업계의 맞수인 독일 폴크스바겐 (VW) 사와 미국 GM의 유럽현지법인인 오펠사가 신형 소형차 모델의 판매를 앞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의 신차 개발팀들은 경쟁 모델인 골프 (VW) 와 아스트라 (오펠) 의 후속모델 개발을 선언한 이후 디자인과 품질개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 왔다.

VW는 최근 열렸던 제57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골프Ⅲ의 후속 모델인 골프Ⅳ를 선보였다.

신차는 기존 모델과 외형상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차체부터 완전히 새롭게 제작된 모델로 알려졌다.

신형 골프와 이전 모델과의 외형상 차이점은 전면 유리 설치각도가 더욱 평평해졌고 차 천장 (루프) 의 선도 아치형으로 둥글게 만들었으며 차체의 전.후미도 일체감을 주도록 디자인했다는 점이다.

오펠도 신형 아스트라 모델을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였다.

그러나 판매는 골프보다 몇개월 늦은 내년 봄으로 예정하고 있다.

오펠측이 이번 아스트라 후속 모델에 유난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최근 모회사인 GM의 대대적인 긴축정책 때문에 오펠 차량들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소문 때문이다.

아스트라 신모델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던 지난해말 오펠 디자인 개발팀들은 이미 개발해 놓은 차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전격 교체했다.

이는 작년 가을 VW의 신형 파사트 모델의 고급스런 운전석과 비교해 아스트라의 내부가 너무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동안 오펠사 간부들을 초긴장상태로 몰아 넣었다.

특히 경쟁사인 VW의 신형 골프가 측면에어백을 기본사양으로 제공하는데다 대당 35마르크 (약2만원) 의 추가비용을 들여 세계 최초로 계기판 숫자를 푸른색으로 바꾸는등 품질을 개선하고도 판매가격은 예전 모델보다 약간 낮춘다는 소문은 오펠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오펠은 여기에 맞서기 위해 아스트라 신모델 차체 전부를 아연도금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차체 크기도 시원스럽게 키워 소형차 답Ⅳ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만 무려 10㎝이상 확대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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