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씨티아이,반도체업계 떠오르는 별…年1,200%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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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96년 매출 1백68억원, 직원수 2백77명. ' '97년 매출 (목표치) 2천억원, 직원수는 9월20일 현재 6백69명, 10월중 1백명 추가모집 예정' - .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갈륨.비소 화합물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갖추고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씨티아이 그룹의 성적을 가늠해볼수 있는 지표다.

충북 음성군 한적한 농촌 지역에 위치한 씨티아이 그룹은 그룹의 모체인 ㈜씨티아이와 씨티아이반도체, 무선LAN업체인 레이콤, 저궤도위성사업자인 오브콤코리아, 이동통신시스템 업체인 에어콤등 8개의 통신.정보기기 업체들로 이뤄진 회사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인 갈륨.비소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을 사용하는 일반 반도체에 비해 처리속도와 전력효율이 훨씬 높아 주로 군수용과 위성통신용으로 쓰여온 첨단 소자. 92년 회사를 설립한 씨티아이 그룹의 김훈 (金勳.57) '대표사장' 은 현대전자 부사장 출신. 우연히 접한 갈륨.비소 반도체의 가능성에 반해 성공적인 전문경영인의 길을 박차고 창업에 나섰다고 한다.

'대표사장' 은 씨티아이 그룹 내에서 김사장을 부르는 호칭. 회장 직함을 쓰지 않아 다른 계열사 사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붙인 것이다.

창업 이후 화합물반도체의 가능성과 그의 열정에 반해 회사에 합류한 경영자들도 적지않다.

창업때에는 재미과학자로 세계 갈륨.비소반도체학회장을 역임한 이 분야의 선구자인 金혜봉 (61.씨티아이아메리카사장) 박사의 도움이 컸다.

金사모이 (65) ㈜씨티아이 사장은 한국산업투자 사장으로 있던 지난2월 투자할 목적으로 이 회사를 방문했다 김대표사장의 열정에 반해 바로 직장을 옮겼다.

김대표사장은 창업 이후 줄곧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전직원과 함께 음성의 본사겸 공장에서 숙식을 하며 일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사장단의 솔선수범과 연구진들의 노력에 힘입어 창업 5년째, 제품 생산 2년만에 씨티아이 그룹은 이미 성공한 벤처기업이 됐다.

김대표사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지만 첨단 기술을 갖춘 기업은 불황을 모른다" 고 말한다.

씨티아이 그룹의 경우 지난해 매출 1백68억원, 순익 1억2천만원이었던 그룹 주력사 씨티아이반도체가 올해 상반기 이미 매출 4백억원을 달성, 하반기까지는 총 9백70여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 레이시온사와 ㈜씨티아이가 51:49로 합작 설립한 ㈜레이콤도 올해 1천억원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그룹 전체로는 2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이런 고성장에 걸맞게 채용규모도 급증, 올들어 이미 4백여명의 직원을 뽑았고, 이것도 모자라 10월중에 다시 1백명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올해 새로 뽑은 직원중 대졸 관리직.기술직만도 웬만한 대기업 수준을 웃도는 2백50여명에 이른다.

이 회사는 올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때 7백58대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과 25일 연속 상한가 행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내년 상반기중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金대표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오직 갈륨.비소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제일이 되는 것일뿐 국내에서의 순위나 위치에는 관심이 없다" 고 말한다.

음성 =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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