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복, 경주서 ‘친이’ 명예회복 별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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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4·29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재다. 한나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공모한다. 민주당 한광옥 고문은 5일 전주 완산갑 출마를 선언했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인천 부평을, 경북 경주, 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등 4개 선거구에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만 벌써 52명이다. 장외에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원외 거물들의 저울질도 한창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재·보선의 성적표는 향후 정치 권력 구도와도 무관치 않다. 그래서 더 뜨겁다.

지난해 총선 직후 한나라당 이재오·이방호·정종복(59·사진) 전 의원은 지리산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낙선의 상처를 달랬다. 친이 진영의 핵심 3인이었지만 친박계로부터 ‘공천 파동 3인방’이란 집중 공격을 받아 충격의 패배를 당한 데 대한 신세 한탄이 오갔을 법하다. 이들 중 정 전 의원이 1년 만에 먼저 명예 회복에 나섰다. 경주 재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1일 선거구에 사무실을 열었다. 개소식엔 정몽준·이윤성·정두언 의원 등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이상득 의원의 직계다. 이변이 없는 한 공천이 유력하다.

문제는 당선될 수 있느냐다. 그가 지난해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의 ‘반 이명박’정서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정수성 예비역 육군 대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전 대표는 일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말 정수성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을 강행하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 때문에 정 전 의원은 지역에서 “친이와 친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박근혜 지지층을 달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당내에서야 친이·친박이 있지만 정수성 후보는 아직 입당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친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주장한다. 그는 올 초엔 친박계 핵심인 김무성 의원을 찾아가 “배지를 달면 당내 화합에 진력하겠다”며 화해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가 과연 친박 진영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가 선거 결과의 주요 변수다. 그가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다면 친이 진영은 상당한 탄력을 받으며 당내 주도권을 행사하겠지만 그 반대라면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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