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급 직원 80~90%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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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3일 1급 직원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고 청와대를 비롯한 복수의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30명이 넘는 1급 인사 중 80~90%가 교체되는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였다고 이 관계자들은 밝혔다. 국정원의 1급은 광역시·도(충북·전북·강원·제주 제외) 지역지부장과 본부 실·국장급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기존 1급들 중 6∼7명이 퇴직 또는 대기발령됐고, 2급들이 승진해 이 자리를 채웠다”며 “보직이 바뀐 이들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80~90%가 물갈이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원 원장 취임과 1, 2, 3차장 전원 교체에 이어지는 국정원 개혁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은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보기관 근무 경험이 전무한 원세훈 원장을 국정원의 수장에 앉히면서 예견돼 왔다. 원 원장은 2002년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이후 서울시 부시장, 이 대통령 취임 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거치며 7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해 온 측근이다. 원 원장과의 협의를 통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외부 전문가(김숙 1차장)와 퇴직 간부(박성도 2차장, 최종흡 3차장)들로 차장들을 모두 교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1급 인사는 국정원 개혁을 위한 이 대통령과 원 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 1년간 각 부서장들의 업무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가 이뤄졌으며 특별히 ‘경제’와 ‘안보’ 분야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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