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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배 엔진 폐가스로 발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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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배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廢)가스를 재활용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환경도 보호한다.

STX조선은 WHRS(Waste Heat Recovery System)란 폐가스 재활용 시스템을 지난해 초 개발해 환경보호와 에너지효율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WHRS는 선박 운행 시 엔진에서 대량 발생하는 뜨거운 폐가스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선박에 재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폐기가스 배출에 따른 해양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선박 내 대형 보일러에서 발생하는 폐열도 전력으로 전환한다. 정박 중에는 보일러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엔진을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 가동이 줄어든 만큼 엔진 수명도 늘어난다.

이 회사 영업기획팀 이상봉 차장은 “생산하는 전력의 양은 선박 엔진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배 안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30~50%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2007년 초부터 1년여의 노력 끝에 개발됐다. ‘엔진에서 나오는 폐가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하는 현장의 고민이 기술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 기술은 STX조선이 지난해 9월 덴마크의 해운업체인 AP몰러-머스크사가 발주한 32만t 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8척을 수주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STX조선은 이 기술을 선박에 적용할 것을 발주 회사에 먼저 제안했다.

이 차장은 “폐기가스 재활용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선박 한 척당 연간 77만7000달러(약 12억원)의 연료비가 절약될 뿐 아니라 엔진 수명도 늘어나 선박의 일반적 수명인 15년간 총 1000만 달러(약 158억원)에 가까운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STX조선은 이 기술이 향후 다른 선박 수주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2006년 STX조선은 일본의 대표적인 도료업체인 니폰 페인트와 공동으로 선박용 친환경 도료를 개발했다. 이 친환경 도료는 배에 페인트칠을 할 때 유독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근로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STX조선 김강수 사장은 “친환경 기술개발은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높이고 작업환경을 개선,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이기에 앞으로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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