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사의여인들]4.폴린 비아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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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스페인 태생의 성악가 마누엘 가르시아의 딸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폴린 비아르도 (1821~1910) .그녀는 19세기에 이미 정상급 메조소프라노.작곡가.피아니스트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17세때 로시니의 '오텔로' 에서 데스데모나역으로 런던 무대에 데뷔한 그녀는 베를리오즈가 새로 편곡한 글룩의 '오르페우스' 에서 남자주인공 오르페우스역을 맡아 3년동안 무려 1백50회나 무대에 섰다.

쇼팽은 비아르도의 노래에 감명받아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가장 훌륭한 악기' 라고 극찬했다.

그녀에게 프로연주자가 되라고 권했던 사람은 비아르도의 피아노 스승이었던 리스트였다.

작곡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비아르도는 절친한 친구였던 러시아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 (1818~83) 의 대본으로 '요정이야기' '마지막 마법사' 등의 오페레타를 남겼다.

프랑스 가곡은 물론 러시아.독일 가곡도 작곡했으며 쇼팽의 마주르카, 슈베르트의 '왈츠' , 브람스의 '헝가리 춤곡' 등을 성악곡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비아르도는 프랑스 노앙에 있던 프랑스 여류작가 조르주 상드의 살롱에 자주 출입하면서 함께 프랑스 민요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 두사람은 동성애설이 나돌 정도로 아주 친하게 지냈다.

비아르도는 여기서 만난 21세 연상의 작가 겸 연출가 루이 비아르도 (1800~83) 와 결혼해 자식 넷을 낳았다.

파리에 있던 그녀의 저택에는 구노.마스네.포레.생상스등 저명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특히 투르게네프는 비아르도의 남편 루이가 죽은 후에는 이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해 비아르도와 염문설이 나돌기도 했다.

유럽 전역의 문인.음악가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비아르도. 그녀는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 슈만의 '리더크라이스' , 포레의 '꿈을 꾼 후에' 등을 헌정받았다.

평생 친구로 남았던 작곡가겸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은 비아르도의 오페레타를 접한 후 '지금까지 만나본 여성 중 가장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 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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