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칼라키 아테네 올림픽 유치위원장…여성 최호 올림픽 유치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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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로마.케이프타운등 쟁쟁한 경쟁지를 물리치고 2004년 올림픽을 아테네로 유치한 '맹렬여성' 지안나 안젤로폴로스 다스칼라키 (42) 아테네올림픽유치위원장이 일약 세계 스포츠계의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6일 새벽 (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의 표결 직전까지 "로마가 개최도시로 낙점될 것" 이라는 지배적인 관측에도 불구,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IOC위원들을 상대로 강력한 로비활동을 벌여 개최권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변호사직을 중단하고 아테네의 2004년 올림픽유치위원장을 맡은 다스칼라키는 96년대회 유치 실패의 충격을 딛고 8년만에 올림픽 유치의 꿈을 실현시킴으로써 그리스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남성 못지 않은 스태미나와 뛰어난 화술을 지닌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애틀랜타 (미국)에 96년 올림픽 개최권을 빼앗겨 근대올림픽 1백주년 기념 올림픽 개최의 꿈이 무산되자 한때 국민들로부터 "독단적이고 오만한 성격으로 조직을 분열시킨 장본인" 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다스칼라키 위원장이 있는한 그리스의 올림픽 개최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이같은 역경에도 굴함 없이 전세계 IOC위원 1백11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 올림픽 유치에 모든 것을 바쳤다.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또 그리스 정계.경제계 인사들의 후원을 이끌어내는데도 성공, 이번 유치에 큰 힘이 됐다.

이번 개가로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남성들이 주도해온 올림픽 무대에 여성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 정치와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타 태생인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대학에서 법학.영어.불어를 복수전공했고 86년 아테네시 의회에 진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89년에는 보수 계열인 신민주당 소속으로 의회 선거에 출마, 당선됐으며 94년엔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부학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90년 현재 남편인 조선업자 테오도르 안젤로폴로스와 결혼한 다스칼라키 위원장은 첫째 남편과의 사이에 출생한 2남1녀를 두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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