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한국화장품 앞지른 아우회사 한불화장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한국과 한불화장품. 두 형제 회사간 경쟁이 흥미롭다.

화장품 업계에서 임병철 (林炳喆.39) 한불화장품사장에게는 '청출어람' (靑出於藍). '후생가외' (後生可畏) 등의 수식어가 따른다.

젊은 나이에 회사를 급성장시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한불의 모태 (母胎) 이자 자신의 큰형 임충헌 (林忠憲.56) 씨가 회장인 한국화장품을 독립 5년만에 매출면에서 앞질렀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한불의 매출은 7백30억원으로 업계 4위로 뛰어오른 반면 한국화장품은 5백90억원 (5위)에 그쳐 순위바꿈이 이뤄졌다.

독립 첫해인 92년 2백70억원이던 한불의 매출은 작년 1천2백11억원으로 급신장한 반면 한국은 같은기간 1천70억원에서 1천4백억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林사장 본인은 "수치에 지나지 않는다" 며 예우를 갖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은 공동명예회장인 임광정 (林光廷.76) 씨와 김남용 (金南容.78) 씨가 61년 설립한 회사로 80년대초까지 태평양과 쌍벽을 이루며 화장품업계를 주도해 왔다.

이들 공동창업자들은 사돈을 맺었고 (장남 임충헌회장이 김남용명예회장의 차녀와 결혼) , 경영은 林씨 부자에 의해 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林명예회장의 둘째.셋째아들인 현철.병철씨도 한국화장품에 입사했다가 독립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독립 당시 임병철사장의 나이 (34세) 를 들어 우려도 적지 않았으나 한불은 뛰어난 판촉.마케팅능력을 발휘하며 독자적인 영역 구축에 성공했다.

현재 한불은 전직원의 평균연령이 28.5세라는 점에서도 나타나듯, 소수의 젊은층 직원을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기획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또 바센팩트등 젊은 소비자을 겨냥한 히트상품과 틈새시장을 노린 마켓팅 전략으로 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 95년 창업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낸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에 임충헌 사장이 지난해말 회장으로 물러앉고 金명예회장의 장조카인 김두환 (金斗煥) 씨가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는등 변신 노력을 하고 있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