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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하는 '욘사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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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일본은 ‘욘사마’ 열기에 빠져 있다. 신문.주간지의 ‘(배용준을)사랑하는 이유’‘배용준이 우리에게 준 것’ 등 제목이 이를 잘 보여준다. [김현기 특파원]

"'욘사마'(배용준에 대한 일본 내 존칭)에 대해 아는 게 있으면 아무 거나 좋으니 가르쳐 주세요."

일본의 어느 주간지 기자의 호소였다.

"글쎄요, 별로 아는 게 없는데요."

"그냥, 아무 거라도…. 독자들 등쌀에 오죽하면 이러겠습니까."

얼마 전 전화를 한 이 기자는 "더 이상 쓸 거리도 없는데 독자들은 '무조건 욘사마와 한류(韓流) 이야기를 실어달라'고 난리를 친다"며 "그래서 이렇게 안면도 없는 분에게 전화했다"고 하소연했다.

일본 내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주간지 'AERA'의 경우 최근 6주 연속으로 욘사마 특집을 커버 스토리로 게재했다. 아니 '욘사마'라는 제목이 표지에 나지 않은 주간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래야 팔리기 때문이다.

지난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방북 특집방송 관계로 '겨울연가'를 결방했다 3075건의 항의 전화를 받았던 일본 NHK방송은 17일 "올림픽 기간에도 겨울연가를 계속 방영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NHK 측은 총 20회분 중 18회를 오는 8월 7일에 내보낸 뒤 올림픽 기간 한달여 동안은 올림픽 중계에 전념하다 올림픽이 끝난 뒤 19회와 마지막회를 내보낼 계획이었다. 아테네와의 시차 때문에 예선 하이라이트나 결승 생중계 등이 겨울연가가 방영되는 심야 시간대에 집중될 것을 감안해서였다.

그러나 "올림픽 중계도 중요하지만 끓어오른 겨울연가의 붐에 찬물을 끼얹어선 안된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이란 사내외 여론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 겨울연가의 인기가 올림픽마저 누른 셈이다. 또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연적(戀敵)으로 출연했던 박용하는 '제2의 욘사마'로 불려 16일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는 최근 들어 점차 다른 분야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16일 오전 일본 지바(千葉)현에 위치한 나리타(成田)공항. 이달 말 일본에서 개봉되는 '태극기 휘날리며'(일본명 '브러더후드') 홍보차 일본을 찾은 장동건과 원빈을 보고자 2000여 팬들이 모였다. '사랑하는 장동건''원빈 짱'등 한글로 쓰인 팻말에다 태극기를 휘두르며 비명을 질러대는 20~30대 일본 여성팬들을 제지하기 위해 경찰 100여명이 긴급 투입됐다.

지난 4월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으로 배용준을 배웅나온 5000명보다는 적었지만 도쿄 도심에서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까지 마중나온 대규모 군중 열기에 일본 언론들은 17일 "스고이(엄청나다)"를 연발했다.

일본 영화전문가들은 26일 일본 전국 4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50억엔 이상의 흥행 수입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17일부터 열린 '코리안 웨이브 2004'행사에는 2200명 모집에 3만여 일본 시민들이 응모했다.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또 도쿄만에 위치한 오다이바의 대형 공연장에는 19일 국내 인기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와 박정현.슈가 등이 출연해 한류 확산에 나선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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