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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병원은 어디 ① 심평원 홈피를 활용하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03호 15면

최근 ‘아이 잡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화제가 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클릭 수 높은 인터넷 임신·출산·육아 관련 66개 사이트를 점검한 결과 48개 사이트가 엉터리 정보를 담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만큼 공신력 있는 사이트를 찾기가 어렵다.

항생제·주사제 처방률이 낮은 곳이 좋은 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홈페이지(www.hira.or.kr)는 그런 점에서 가장 믿을 만한 의료 정보의 ‘보고(寶庫)’다. 심평원은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가 적절히 잘 사용됐는지, 즉 병·의원이나 약국이 국민에게 적절한 진료와 약 처방을 하고 그에 적합한 비용을 받았는지를 심사·평가하는 기관이다. 비교 항목이 아직 다양하진 않지만 의료의 질을 가늠해 볼 만한 기본적인 평가 결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정주치의’ 병원을 정할 때
감기 등 가벼운 질환에 걸렸을 때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고,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꾸준히 관리를 받을 만한 의료기관은 하나쯤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소위 ‘가정주치의’다. 이 경우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의원급을 선택하는 게 낫다. 의사가 환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져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심평원 홈페이지 국민 서비스의 ‘병원 정보→소재지 조회’로 들어가면 우리 동네 의료기관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각각을 클릭해 보면 전문의 숫자나 진료 과목, 보유 장비 등 기본 현황이 나온다.

눈여겨볼 항목은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률, 처방약 품목 수다. 같은 규모 의료기관의 평균치와 해당 병원의 경우가 비교돼 나와 있다. 세 가지 평가치 모두 숫자가 적은 게 좋다. 감기에는 대부분 항생제를 써 봐야 소용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내성만 키울 뿐이다. 주사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반면 부작용도 그만큼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하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주사제는 같은 성분의 먹는 약보다 비용이 더 든다. 또 여러 종류의 약을 함께 쓰면 약물끼리 서로 ‘작용’을 해서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새로운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대해 처음부터 여러 종류의 약을 섞어 쓰는 것은 좋지 않다. 심평원에선 감기 등 호흡기계 질환과 요통·관절통 등 근골격계 질환 관련 처방 약품 수만 평가해 놓았지만, 이런 종류의 질환에도 지나치게 많은 약을 처방하는 의사라면 다른 질환에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노인 요양 등 특수병원을 찾을 때
음식 알레르기 등으로 응급실을 종종 찾는 사람이 있다. 집안 어른을 모실 요양 병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병원 정보→분야별 특수병원 조회→특정 분야’로 들어가면 이런 특수병원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응급의료기관 정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 관련 평가 결과다. 병원 도착 후 얼마나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는지 알 수 있다. 병원 규모나 유명도보다는 위치를 고려해 적당한 응급의료기관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요양 병원은 환자 대비 간호 인력의 수를 살피자. 서비스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의사와 간호 인력의 등급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인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병상 수와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의 수도 표시돼 있다. 이 밖에 대학병원(종합전문병원) 등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나, 신생아 중환자실·가정간호 서비스 등을 갖춘 병원은 어떤 곳이 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암이나 장기이식 등의 수술이 필요할 때
암도 최근엔 조기에 발견해 간단히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항암치료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때도 있다. 해당 수술 경험을 충분히 많이 갖고 있는 병원이라면 일단 믿을 만하다.

‘평가 결과 정보→위암 수술 등 진료량 지표(수술 건수) 평가 결과’를 클릭해 보면 위암뿐 아니라 대장암·식도암·간암·췌장암 등의 수술을 많이 한 병원을 찾아볼 수 있다. 질환별로 의료의 질을 보장할 만큼의 수술 경험을 가졌는지 표시돼 있다. 수술 건수가 많더라도 사망률이 높은 경우는 제외됐다.

또 ‘병원 정보→분야별 특수병원 조회→특정 수술·시술’로 들어가면 혈액 투석이나 사시 수술 등을 시행하는 병원이 어딘지 검색해 볼 수 있다. 장기이식 수술이 가능한 병원도 같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이 밖에 임신부라면 제왕절개 수술을 덜하는 병원도 알아볼 수 있다. 연간 100건(반기 50건) 이상 분만을 실시한 병원을 대상으로, 해당 기관의 제왕절개 분만율을 높음·보통·낮음으로 구분해 제시해 놓았다. 중증 질환이나 다른 위험 요인(고령, 태반 문제, 쌍둥이 등) 때문에 제왕절개술을 실시한 경우를 모두 고려해 평가한 결과다.



도움말=김선민 심평원 상근평가위원(가정의학·예방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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