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사망계기 벤츠도 과속엔 '휴지조각'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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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백㎞이상의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에는 아무리 튼튼한 차도 배겨낼 재간이 없다.

다이애나의 사망을 계기로 안전한 차의 대명사인 벤츠 역시 1백%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입증됐다.

다이애나가 탄 것으로 알려진 벤츠 S600은 세계적인 자동차 안전도 측정기관인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 (NHTSA) 의 실험에서 최고점수를 얻은 차다.

이 실험은 시속 35마일 (56㎞) 속도의 정면충돌을 거쳐 승차자가 얼마나 상처를 입는가를 측정한다.

97년 실험에서 벤츠 S600은 앞좌석.뒷좌석의 승차자가 모두 무사함을 의미하는 별 5개의 최고점수를 얻었다.

이 차는 벤츠의 최고급 모델로 국내 판매가가 집한채 값에 달하는 1억8천1백50만원. 12기통 엔진에 배기량은 5천9백87㏄, 최고시속은 2백50㎞를 기록한다.

거기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충돌시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을 어느 차종보다 효과적으로 설계했으며 전자감응식 안전벨트, 2중유리창등 각종 장치도 부착돼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차에서는 승차자 4명중 다이애나를 비롯한 3명이 숨졌고 경호원 한사람은 중상을 입었다.

또 차는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수 없도록 형편없이 망가졌고 엔진부위의 라디에이터는 앞 운전석 부분까지 뚫고 들어와 승객에게 상해를 입혔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시속 1백㎞가 넘고 특히 교각에 충돌하는 사고에선 어떤 차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차량의 제작사인 벤츠사측은 1일 "다이애나가 탔던 차는 차체만 S600일뿐 실제 엔진등 내부는 이보다 저급.구형모델인 S280이라고 밝혀 차모델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예상된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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