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성과외가 성과 거두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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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교육방송원이 실시하는 위성과외에 대한 관심이 첫날부터 높게 나타나 과외수요를 새삼 실감케 했다.

위성과외는 그동안 학교수업 외에 별다른 교육기회를 갖지 못했던 농어촌 학생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당장 입시를 눈앞에 둔 고3 학생들 이외의 학생들을 시중 학원에서 TV앞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어느 정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비록 초기이기는 하지만 당장 드러난 문제점도 적지 않아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같다.

우선 제기된 문제는 강의내용이 학생들의 다양한 학력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파이널 수능강좌' 의 경우 너무 쉽다와 어렵다로 평가가 엇갈렸다.

이는 불과 3개월도 못되는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서둘러 시작한 탓도 있겠지만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유인할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반과외를 흡수해 학부모들의 엄청난 과외비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강의내용이 너무 어려워 위성과외를 이해하기 위한 과외가 생겼다는 보도다.

일부 학원에서는 강사가 위성과외에 출연한다는 선전문구를 내세워 새로운 과외를 조장하고 있다고 한다.

어차피 '국가과외' 를 시작했으면 이같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위성과외로 과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사교육비 부담의 문제는 입시제도의 개선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는 과외해소를 위해 대학별 고사 대신 수능시험을 도입했으나 새로운 형태의 과외가 등장하고, 결국은 정부가 과외에 직접 나서는 사태를 맞게 됐다.

수능시험의 난이도 (難易度) 를 낮춰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 대학측의 입시전형방법을 다양화함으로써 과외수요를 원천적으로 줄여나가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국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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