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 <17>] 중국 경제의 핵 민영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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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서 민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도한 중국 언론의 그래픽

◇민영기업을 보면 중국 경제가 보인다=지난 30년 간 중국 경제 성공신화의 주연은 민영기업이었다. 중국 민영기업은 중국의 굴기 3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해왔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민영기업은 '자본주의 앞잡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 오욕(汚辱)의 대명사로 치부됐다. 오늘날에는 중국 GDP의 67%, 전체 세수입의 약 58%(2006년)를 차지하며 중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민영기업을 통해 세계를 무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

◇매국노에서 애국자로 탈바꿈=개혁개방 이전, 중국은 민영기업이 존재할 수 없는 사막과도 같았다. 이는 마르크스 자본론이 규정한 이른바 '8인 이상 고용업주는 자본가'라는 식의 反시장정책, 反자본주의 정서 때문이었다.
모든 소유는 집단 농장과 인민공사와 같이 정부 소유의 공유제 개념으로 규정됐다. 개인이나 영리단체가 설립하는 기업의 성장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으로 공유제에서 사유제로의 점진적인 전환이 이뤄졌다. 그동안 철저히 '자본주의 매국노'로 인식돼 왔던 민영기업가는 '애국자'로 변신했다.
오히려 그 동안 중국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국유기업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중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며 나라 살림의 짐이 돼 버렸다.
2005년에 이뤄진 '비공유제 경제 36조항'에서도 보이듯, 중국은 그 동안 국가가 독점해 왔던 산업에 대해서도 민영기업의 산업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성장하는 민영기업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현재 중국 민영기업은 중국의 세수, GDP, 수출 등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민영기업은 중국 전체 세수입의 약 58%,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 수출에 있어서는 현재 26%를 점한다. 이제 민영기업 없이는 중국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민영기업의 경제적 지위는 막강하다.
◇위기를 기회로=최근 전 세계적 경기 침체는 중국 민영기업에도 시련으로 다가왔다. 선전과 동관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포진한 소규모 공장들이 연쇄 부도 사태를 맞고 있다. 하지만 중대형 민영기업들에게 이번 위기는 오히려 선진기술 흡수와 사업영역 확장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즉, 그들에게는 저가 매입의 타이밍이 온 것이다. 전부터 중국 민영기업은 IBM PC부문 인수와 영국 로버자동차 인수처럼 꾸준히 세계 기업을 사냥하며 기술 흡수와 시장 영역 확장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해왔다.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소비시장을 근거로 중국 민영기업은 아직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번 경제 위기를 통해 몸집 불리기를 통해 중국 민영기업이 얼마나 많은 것을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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