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최경주 시즌 첫 ‘톱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분명히 홀 오른쪽을 겨냥했는데 볼이 라인을 너무 빨리 탔다.”

‘탱크’ 최경주(39·나이키골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차지하며 PGA투어 상금 랭킹을 20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경주는 “그러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3m짜리 버디 퍼팅이 아슬아슬하게 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 골프장(파71)에서 끝난 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 최종 4라운드. 최경주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쳐 합계 13언더파로 필 미켈슨(미국·15언더파)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네 차례 대회 만에 거둔 첫 ‘톱5’ 성과다. 이날 공동 3위로 상금 32만7600달러(약 4억8600만원)를 보태 시즌 상금 누계에서 53만5808달러를 기록했다.

최경주의 말처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선두 미켈슨에게 5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드라이브샷과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전반 내내 고전했다. 그린적중률은 72%를 기록할 정도로 호조였지만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43%에 그칠 정도로 속을 썩였다. 퍼트 수도 29개로 높았다.이 때문에 전반에는 단 1개의 버디도 잡지 못하고 오히려 한 타를 잃어 10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미켈슨을 비롯해 우승 경쟁을 벌이던 선두권 선수들이 난조를 보이면서 최경주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최경주는 12, 13번 홀(이상 파4)에서 1.2m와 1.6m짜리 버디를 추가하며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 들었고, 17번 홀(파5)에서 세 번째 버디를 성공시켜 13언더파로 미켈슨·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 공동 선두 그룹을 1타 차까지 압박했다. 18번 홀에서 버디 퍼팅이 불발되면서 탱크의 시동도 꺼져 버렸다.

1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아 18언더파로 고공 행진을 펼쳤던 미켈슨은 이후 14번 홀까지 보기만 5개를 적어내 역전패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16, 17번 홀에서 2연속 버디에 힘입어 합계 15언더파로 스트리커(14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최창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