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PS 물류센터 유치하려면 FTA 많이 맺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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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UPS가 다섯번째로 아시아 물류허브 센터를 세울 때는 해당 국가가 얼마나 많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느냐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입니다."

세계 1위의 물류업체 UPS 마이크 에스큐 회장은 최근 미국 애틀랜타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UPS의 아시아 물류허브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중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표명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FTA 외에 물류 허브를 그 지역에 만들어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많아야 하고, 물건의 해외 반출입이 쉽다는 세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큐 회장은 "한국이 다국적 기업의 물류 허브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통관절차가 더 매끄러워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PS 같은 다국적 물류 대행 업체들은 무역 수출입 금융, 통관 업무까지 대행해 주기 때문에 이 같은 업무가 편한 곳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발달돼 있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그야말로 물 흐르듯 매끄러운 통관 서비스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큐 회장은 이어 "미국 정부는 태국과 최근 영공개방협정을 맺었고 중국.일본과는 현재 협의 중"이라면서 "영공개방협정을 맺으면 다국적 항공사나 물류회사의 허브 유치에 매우 유리해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UPS는 필리핀 클라크, 대만의 타이베이(臺北).홍콩.싱가포르 등 네곳에 아시아 물류 허브 센터가 있으며 이중 필리핀이 가장 크다.

UPS는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소포 배달을 하던데서 탈피해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 40년 이상 사용했던 기업 로고를 바꾼 것이나 풍부한 사내 유보자금으로 항공사, 금융기관 등을 인수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한편 에스큐 회장은 UPS가 97년의 역사 동안 단 한번의 파업만 겪은 비결에 대해 "UPS 주식의 절반 이상을 현 직원들이나 퇴직자들이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사원지주제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매년 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배당하는 등 직원 만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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