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어디까지 밀리나…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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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식시장이 짙은 안개 속에 갇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50선까지 속절없이 밀리면서 상승 추세의 마감, 즉 대세 하락 국면으로의 진입을 걱정하는 소리도 나온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등 이른바 '트리플 악재'가 계속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가운데 그동안 증시의 중심 버팀목이었던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종증권은 '트리플 악재'에 의한 1차 충격이 기업의 매출에 반영되면서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 회사 서형석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급의 불균형이 아니라 하반기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라며 "비수기를 맞은 계절적 요인과 대만 업체의 생산 증가 등에 따른 IT시장의 초과 공급이 주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도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내수도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종합주가지수가 600대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중기 이동평균선인 60일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인 120일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해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은 약 23개월 만이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1989년부터 최근까지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뒤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5개월 동안 23.6% 정도 하락했다.

BNP파리바 김철광 이사는 "노조의 하투(夏鬪) 돌입과 미군 감축까지 가세해 한국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들 사이에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악재가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하락한다면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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