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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개혁적 보수단체로 거듭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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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처음으로 남북 함정이 교신했습니다. 군사분계선상의 대북 방송도 중단됐습니다. 남북관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보수단체도 합리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16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자유총연맹 권정달(68)총재는 "지킬 가치가 있는 보수 이념은 반드시 지키고, 아닌 것은 과감히 버리는 '개혁적 보수'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권 총재는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창립 기념식과 함께 '어머니 포순이 봉사단' 발대식을 갖는다. 전국 7만여 여성 회원으로 봉사단을 조직해 ▶등.하굣길 학생 보호 ▶우범지역 방범 순찰 ▶학교.학원 주변 유해환경 감시 ▶여성.아동학대 예방 등의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어머니 포순이 봉사단'은 자유총연맹이 시민의 품으로 들어가는 변신의 일환입니다. 학생을 보호하는 일은 경찰력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전국 231개 지부의 여성 회원들이 범죄와 부조리 예방에 앞장설 것입니다."

그는 자유총연맹이 북한을 보는 눈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무찌르자 공산당'식으로 북한을 타도의 대상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김정일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총재는 "우리 단체는 김정일 정권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남북 간 교류와 화해 분위기가 통일을 앞당긴다는 명제에는 동의하며 이를 적극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총재는 "그래서 자유총연맹은 한민족복지재단과 함께 북한 어린이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용천역 폭발사고 때는 4000만원을 모금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자유총연맹은 이제 보수와 진보의 중간에 서 있습니다. 반김.반핵 궐기대회에는 참여하지만, 그 궐기대회가 현 정부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치적으로 흐르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자유총연맹의 정체성에 의문을 표하는 회원들도 없지 않지만 꾸준히 설득하고 있습니다."

권 총재는 자유총연맹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비정부기구(NGO)에 가입해 있어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년 두차례 대학생 의료봉사단을 몽골.네팔.방글라데시 등에 파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소보.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위한 의류포장 용기 3만개를 제작해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 보냈다는 것이다.

2001년부터 자유총연맹을 이끌고 있는 권 총재는 지난 2월 재선됐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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