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차입·원화조달 어려워 종금사 자금난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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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종금사들의 자금난이 심각하다.

기아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자금 빌리기가 어려워진데다 원화자금의 조달마저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보.기아사태등 메가톤급 사건을 거치면서 몇개월새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 외화자금이 꼬이고 있다 = 지난 7월 중순 이후 아시아.삼삼등 2개 종금사만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빌렸을 뿐 대부분의 외자조달이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국내 시중은행및 국책은행들까지 종금사들에 빌려주었던 외화자금을 회수하고 있어 외화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종금사에 빌려준 3억달러중 4천만달러를 최근 회수했고 앞으로도 추가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장기신용은행도 9월말까지 1억달러 정도를 더 거둬들일 방침이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종금사들은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자금을 빌려 자금을 메우고 있는데 일부 지방종금사의 경우 이같은 자금차입 규모가 5천만달러에서 많게는 1억5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 원화자금조달도 어렵다 = 외화가 부족할 경우 원화자금으로 달러를 사 메우는 방법이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최근 은행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수시 입출금식예금 (MMDA) 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종금사에 원화자금을 빌려주길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 부실채권 급증 =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한보.삼미에 각각 1조4천억원과 5천5백억원이 물려 여기서 받지 못하는 이자만 2천6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부도유예협약 적용으로 원금회수가 불투명한 진로 (8천7백64억원).대농 (6천3백50억원).기아 (4조5천8백억원) 등에 대한 여신금액이 총6조원이 넘는다.

종금업계에선 만일 지금의 대기업 부실화현상이 더 깊어질 경우 재무상태가 취약한 일부 종금사들의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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