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동통신 주도권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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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차세대(4G) 이동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놓고 ‘모바일와이맥스(한국명 와이브로)’와 ‘롱텀에볼루션(LTE)’ 진영 간의 경쟁이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달구고 있다. 러시아 이통사인 스카텔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는 17일(현지시간) 이곳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국제전시회에서 “2012년까지 삼성전자에서 10억 달러어치의 통신장비를 사들여 러시아 내 40여 개 도시(인구 5000만 명)에서 모바일와이맥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베르드로프 CEO는 “러시아에서는 3세대 이통서비스도 안 돼 모바일와이맥스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와이맥스=시속 100㎞ 이상으로 움직이면서 초당 37메가비트(Mb)의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술(상용서비스 ‘웨이브2’ 기준)이다. 48쪽 신문 한 부 또는 4메가바이트(MB)짜리 MP3 파일 하나를 내려받는 데 1초면 된다. 영상통신에 쓰이는 3세대 데이터통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보다 세 배 정도 빠르다. 삼성전자 주도로 개발한 모바일와이맥스의 장점은 LTE보다 상용화가 빠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스프린트와 일본 UQ 등 49개국 85개 사업자가 이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할 예정이다. 조세제 삼성전자 전무는 “2012년에는 가입자가 2억8000만 명,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3세대 이통 인프라가 미흡하거나 유선 데이터망을 일일이 깔기 어려운 러시아와 중남미 등지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다.

◆LTE=유럽 통신·단말기 회사들이 4세대 이통 기술로 채택하고 있다. 북유럽 최대 이통사인 텔리아소네라는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를 상용 LTE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화웨이는 내년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 4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미국 버라이즌과 노키아도 LTE를 택했다.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LTE 모뎀 칩을 장착한 단말로 무선 전송을 시연했다. 전송속도가 초당 50Mb 안팎으로 HD급 고화질 동영상 두 편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세계 LTE 휴대전화 시장이 2012년 7180만 대, 2013년 1억4970만 대로 급성장할 걸로 본다. 삼성전자 역시 모바일와이맥스와 함께 LTE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이번 행사기간 중 LTE를 적용한 옴니아폰 시제품을 이통사들에 공개했다.

바르셀로나=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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